을사늑약 현장,덕수궁 중명전 원형복원 공개

[한경닷컴] 1905년 일제에 의해 을사늑약을 강제당했던 비운의 역사 현장인 덕수궁(사적 제124호) 중명전이 고종 황제 집무 당시의 원형으로 복원됐다.문화재청은 중명전을 원형대로 복원해 27일 오후 4시 현판식과 함께 전시 개막행사를 왕실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다고 26일 밝혔다.

1897년 황실도서관으로 건립된 중명전은 1904년 경운궁(현재의 덕수궁) 대화재 이후 고종이 편전으로 사용하면서 을사늑약 강제,1907년 헤이그 특사 파견 등 대한제국기 긴박한 역사의 중심이 됐던 곳이다.중명전은 이후 일제의 강압적 훼손에 의해 한때 외국인클럽으로도 사용됐고,1976년에는 민간에 매각되기도 했다.문화재청은 2006년 정동극장으로부터 중명전의 소유권을 인수받아 2007년 12월부터 원형복원에 나서 근대 역사 교육 및 체험 공간으로 일반에 개방하게 됐다.

복원된 중명전 1층은 중명전의 연혁을 중심으로 한 ‘중명전의 탄생’,을사늑약의 급박한 현장을 보여주는 ‘을사늑약을 증언하는 중명전’,을사늑약 후 고종과 대한제국의 노력을 담은 ‘주권회복을 위한 대한제국의 투쟁’,헤이그 특사의 활동을 조명한 ‘헤이그 특사의 도전과 좌절’ 등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돼 있다.고종 황제의 집무 공간이었던 2층에는 ‘고종과 중명전’을 주제로 관련 유물 복제품과 각종 사진자료 등을 전시한다.

중명전 관람은 한 번에 25명씩 매일 6차례 안내 해설자가 인솔하는 제한 관람 방식으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없다.덕수궁 홈페이지(www.deoksugung.go.kr)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월요일은 휴관.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