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사업 키우는 LGD, 中에 'ODM' 공급

中 TV 2위 스카이워스에 LCD 패널사업 보완 전략
올 TV 외주시장 210억 弗로 소니·LG전자도 비중 늘려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 2위 업체인 스카이워스는 지난 10일 광저우시 한 호텔에서 '매미날개 LED(발광다이오드)'라는 초슬림 TV를 선보였다. 두께 1.3㎝,무게 8.5㎏인 이 제품은 매미날개라는 이름처럼 그동안 중국에서 선보인 LED TV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주목받았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이 제품을 개발한 곳이 LCD 패널을 생산해온 LG디스플레이라는 점.사업 다각화를 위해 TV 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 출시를 계기로 제조사 개발생산(ODM)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94억달러 규모였던 TV 외주 생산 시장이 올해 210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나는 등 ODM이 전 세계 TV 시장의 패권 다툼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커지는 TV 외주 생산LG디스플레이는 시황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패널 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ODM 사업에 진출했다. TV 제조사들의 주문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접 TV 수요를 만들어 안정적 성장을 달성하려는 목적에서다. 내부에서는 모듈(패널)+세트(TV)를 겸한다는 의미에서 'M+S'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를 위해 2008년 10월 대만 TV 제조사인 암트란과 합작,라켄 테크놀로지를 만들고 이번 제품 개발을 준비해 왔다. 첫 프로젝트의 이름을 '아트TV'로 정하고 기존 TV를 뛰어넘는 기술과 디자인을 담는 데 공을 들였다. LG디스플레이는 스카이워스 외에도 LG전자,대만 비지오,네덜란드 필립스 등에도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모니터 분야에서는 대만 TPV,노트북 분야에서는 대만 콤팔 등과 협력하는 등 ODM사업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TV 외주 생산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LCD TV 외주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 2009년 94억달러에서 올해 210억달러로 배 이상 늘고 내년에는 3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주 생산을 주도하는 곳은 대만 훙하이,TPV 등으로 중국에 생산 거점을 만들고 TV를 생산하고 있다. 소니,비지오 등의 TV를 외주 생산하는 대만 훙하이는 지난해 100만대 수준이던 LCD TV 출하량을 올해 5배 증가한 500만대까지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TV 3강의 엇갈리는 외주 전략TV 완제품 제조사 중 외주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일본 소니다. 소니는 TV 제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멕시코,슬로바키아 공장 등을 매각하는 대신 외주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소니의 TV 외주 생산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5.5%에서 올 1분기 51.3%까지 급증했다. 소니는 올 2분기 금액 기준으로 LCD TV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다시 2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외주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 것을 소니 부활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LG전자도 중저가 TV 시장의 가격 경쟁이 격화하자 외주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 수준이던 외주 생산 비중은 올 1분기 19.9%로 증가했다. 또 한 해 출시하는 TV 모델 수를 30%가량 축소,개발 비용을 줄이는 데 힘쏟고 있다.

반면 세계 1위 삼성전자는 TV 경쟁력의 핵심이 제조에 있다고 판단,내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TV 외주 생산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대에서 올 1분기에는 0.5%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는 제조 능력을 갖춰야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