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길러낼 대학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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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사내대학 내년 1월 개교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삼립식품 등을 계열사로 둔 SPC그룹이 사내대학을 만들어 미래의 '제빵왕'을 키운다. SPC는 식품전문기업으로서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해 최근 '국민 드라마'로 떠오른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 같은 '제빵의 달인'을 배출,고급 기술인력을 발굴하고 회사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계열사 직원 대상…2년제 학력 인정…실기ㆍ예절 등 '빵의 모든 것' 교육
제빵 특성화高 육성 MOU도
SPC그룹은 27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내대학인 'SPC식품과학대학' 설치 인가를 받아 내년 1월2일 개교한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SPC그룹 내 4개 계열사가 사내대학 공동 설치를 요청해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SPC 사내 대학은 삼성전자공과대(반도체학과) 삼성중공업공과대(조선해양학과)에 이어 세 번째다. 사내대학은 대학에 가지 못한 근로자들을 위해 산업체 안에 교육장을 설치 · 운영,학력이나 학위를 인정하는 교육제도로 고용주가 교육비 전액을 부담한다. 2년(6학기)짜리 전문학사학위과정을 운영할 이 대학에는 베이커리학과 1개과(정원 25명)가 설치된다. SPC그룹은 첫해인 내년에는 전문 생산 · 제조 직군에서 6개월 이상 일한 4개 계열사(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삼립식품) 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입학시험을 거쳐 신입생을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4개사에서 일하는 1만5500여명의 모든 직원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기 위해 사무직으로까지 입학문호를 점차 넓혀갈 방침이다. 교육내용은 식품미생물학 기초화학 발효공학 등 전문이론과 제빵 · 제과 실습 등 실기는 물론 서비스 매너,화법과 언어예절까지 '제과 · 제빵인'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망라한다. 이를 위해 그룹 측은 '제빵명장' 자격 소유자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제과 · 제빵 관련 학위를 딴 내부 전문인력은 물론 외부 강사도 대거 동원할 계획이다.
매주 월요일은 종일 수업(오전 9시~오후 6시),화 · 수 · 목요일엔 오후 수업(오후 5~9시)이 이뤄진다. 서울 수서동에 있는 그룹 기술교육센터와 대방동 연수원을 강의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대학 설립을 위한 초기비용으로 3억원가량이 투자됐다.
SPC그룹은 TV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대역 지원과 기술 자문 등을 하고 있으며,최근 '김탁구빵' 시리즈 9종을 내놓기도 했다. 김규태 교과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사내대학이 활성화되면 산업체 근로자들이 일과 학습을 함께 할 수 있는 선취업 후진학 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사내대학 설립과 별도로 이날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교과부,서울시교육청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과 · 제빵 특성화고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제과 · 제빵 특성화고교인 서울 서서울고와 신정여상의 우수인재를 매년 20~25명씩 뽑아 1년간 맞춤형 제과 · 제빵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고 우수학생은 졸업 후 직원으로 채용키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