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코스닥 사기 뿌리 뽑겠다"

대검 중수부·전국 지검 총동원
3개월 새 32명 기소·21명 구속
검찰은 코스닥 비리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자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 이후 휴면상태였던 대검 중수부를 올 들어 다시 가동해 집중 수사를 진행 중이다. 증권선물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 사정기관을 통해서도 비리 고발이 밀려들고 있어 코스닥 시장에는 올 한 해 내내 검찰 수사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코스닥 비리 집중 수사로 기소된 인원은 32명이며 이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21명이다.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13개 지검은 대검 중수부의 지휘를 받아 현재 30여개 업체 관련자 8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1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들은 사채로 기업을 인수한 후 횡령,배임,주가조작 등을 통해 이익을 챙긴 후 상장폐지시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코스닥에 상장됐다 지난 4월 상장폐지된 보안업체 I사의 주가를 시세조종한 혐의로 사채업자 A씨를 지난 26일 구속했다. 서울서부지검은 7월 대여금 등 명목으로 회사자금 82억원을 횡령한 전 코스닥 업체 대표 B씨를,서울남부지검은 아무런 투자가치가 없는 몽골 법인을 290억원에 인수한 것처럼 꾸며 횡령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 C씨를 기소했다.

수사 대상 업체 중 상장폐지 업체의 시가총액은 4377억원,피해를 본 소액주주는 15만4000여명(지분율 86.5%)에 이른다. 아직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까지 합치면 시가총액은 9900억원,소액주주는 21만여명(지분율 8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 중수부 관계자는 "수사가 이제 3분의 2 정도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 도피 사범에 대해서도 현지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출국해 7년 동안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했던 전 코스닥 상장 건설사 일신의 이대성 대표를 지난 15일 미국으로부터 범죄인 인도를 받아 기소했다.

금융 사정기관의 칼날도 매서워지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5일 주가조작과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있는 Y사 최대주주 D씨 등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와 전 대표이사 14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장을 접수받는 대로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