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은행, 돈 더 풀어 '엔高 해결' 나선다

31일 경기부양책 발표 맞춰
금융시장 진정대책 내놓기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르면 30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시중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추가 금융완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31일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은행은 9월6~7일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엔고와 주가 폭락으로 혼란에 휩싸인 금융시장을 서둘러 진정시키기 위해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여기엔 일본 정부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은 지난 5월 그리스 재정위기가 심각했을 때도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달러 공급 확대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내놓을 방안은 시장에 싼 이자로 자금 공급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0.1%인 정책금리 수준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에 빌려주는 특별자금의 공급 규모를 현행 20조엔에서 30조엔(약 420조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자금의 만기를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안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시중의 장기금리를 끌어내려 투자와 소비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또 엔화 자금 공급이 늘어나면 엔화 가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행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현행 0.1%인 정책금리를 제로(0)%로 낮추거나, 장기국채 매입을 확대해 시중자금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는 소극적이다.

간 나오토 총리는 29일 미국 출장에서 예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한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와 30일 곧바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간 총리는 지난 28일 규슈지방의 제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은 기업 부문에 200조엔의 여유자금이 있다"며 "이 자금이 설비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7일 급격한 엔고와 관련,"필요할 때는 분명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팔고,달러를 사들이는 직접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