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수출 늘려달라" 日, 중국에 요청

일본 정부가 하이브리드카나 가전제품 등에 폭넓게 쓰이는 희토류 수출을 늘려달라고 중국에 요구했다. 그러나 전 세계 희토류 수출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부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은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 · 일 고위급 경제대화' 전체회의에서 중국 측에 희토류 수출 확대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로 생산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자원의 고갈이 예상되는 만큼 절약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출 확대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해 5만t에서 올해 3만t으로 줄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산업계는 친환경 자동차나 전자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며 걱정한다. 일본은 중국이 희토류 가격을 올리려고 수출량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한다.

희토류는 란탄 세륨 네오디뮴 등 17개 원소의 희소금속들이다.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으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특성이 있어 전기차 스마트폰 미사일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폭넓게 쓰인다. 생산량이 적은 데다 생산지가 한정돼 있는 게 특징이다.

미국도 환경오염을 우려해 희토류 생산이 가능한 일부 광산을 폐쇄하는 등 생산량을 줄여왔지만 중국의 수출 축소로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개발 가능한 광산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1990년대 문을 닫았던 마운틴패스 희토류 광산을 내년 하반기께 다시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