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내비게이션' 책을 펴자] 왕인 1,2,3‥동아시아 호령한 大백제국과 왕인의 활약

송은일 지음
휴먼앤북스
360쪽ㆍ각권 1만2000원
《왕인》(전3권)은 4세기 말~5세기 초 대륙의 동쪽부터 한반도 서쪽까지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대(大) 백제국의 학자인 왕인을 통해 백제 문명을 되살려낸 역사소설이다.

왕인은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전장을 누빈 무사이며 백제의 정쟁 속에도 살아남은 지략가로 창조됐다. 게다가 중국 대륙과 한반도,그가 문물을 전파해 준 일본까지 두루 누비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인물로 그려졌다. 작가의 상상력은 제일신녀이자 왕인이 사랑했던 여자인 설요,누이 여누하,심복 서비구,아버지 사루사기,정부(情婦)인 아사나 공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로 뻗어나가며 백제 황실의 모습과 역사적 사건들을 촘촘히 엮어낸다. 백제와 고구려의 전쟁이나 당대 최고의 제왕이었던 담덕(광개토대왕)과 왕인이 대면하는 장면 등은 소설적 허구와 역사가 만난 접점이다.

특히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 간 왕인의 활약상과 비미호 여왕 얘기는 백제 문명이 동아시아 역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음을 시사한다. 탄탄한 문장과 생생한 캐릭터들,전쟁과 정쟁의 스릴과 박진감,중국 대륙 · 한반도 · 일본을 누비는 웅장한 스케일 등이 만만찮은 흡인력을 발휘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