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내비게이션' 책을 펴자] 공피고아‥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라

장동인ㆍ이남훈 지음
쌤앤파커스
292쪽ㆍ1만4000원
자신의 후계자로 첫째 조비와 셋째 조식 중 누가 낫겠느냐는 조조의 물음에 가후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딴청을 부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조조가 왜 그러냐고 하자 가후는 "잠깐 원소와 유표의 아들들을 생각하느라…"라고 말끝을 흐렸다. 원소와 유표는 장자에게 권력을 계승하지 않아서 나중에 권력다툼이 일어난 경우다. 가후는 직설적인 대답 대신 침묵과 비유로 둘러댔지만 그의 말은 "권력은 장자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한 것보다 강력했다.

《공피고아(功彼顧我)》는 이처럼 직장에서 부딪히는 사람 간의 문제를 풀고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 제목 '공피고아'는 바둑의 기본전략에서 빌려온 말.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죽이고 나만 살기 위한 권모술수나 어설픈 사내정치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무작정 남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조직생활의 묘수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들은 《사기》 《삼국지》 《한비자》와 같은 동양 고전의 지혜를 바탕으로 전략적 침묵,명령과 복종,겸손의 역설,충성과 라인,보고와 뒷담화,칭찬과 아부 등 조직생활을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되는 문제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물론 포커페이스와 쇼맨십,의리와 배신,명분과 전략 등 위기상황에서 취해야 할 전략까지 10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제시한다.

'상사의 포커페이스 뒤에 있는 진짜 판단과 결정을 읽어라' '정치게임보다 충성게임이 남는 게 많다' 등의 구체적인 지침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