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소방수'로 나선 기아차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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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 신임 사장 "재무구조 개선·직원 단합에 역점"김익환 전 기아자동차 부회장(60 · 사진)이 서울메트로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김 신임 사장은 31일 취임식을 갖고 앞으로 3년간 지하철 1~4호선을 운영 · 관리하는 서울메트로를 이끌게 된다.
김 사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취임 후)재무구조 개선 등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시민을 위한 교통서비스 기관이라는 위상에 맞게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강원 춘천고와 성균관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정공과 고려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 등에서 기획과 해외영업 등을 담당했다. 이어 기아차 홍보실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 및 부회장을 지냈고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현대 · 기아자동차 인력개발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그는 선이 굵고 추진력이 강하면서도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 사장 시절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큰 형님'으로 불릴 정도로 부하직원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스타일이다. 2005년 기아차 사장을 맡은 이후 당시 국내외 판매부진,노사관계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회사의 위기를 정면돌파하면서 '구원투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신차 개발과 품질 향상,노사관계 정상화 등에 크게 기여하는 등 경영수완도 발휘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도 김 신임사장의 이 같은 위기관리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메트로의 부채가 1조7939억원에 이르는 데다 낮은 운임과 노후시설 개 · 보수 등 운영부채가 계속 늘고 있어 김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서울시는 이날 "김 전 부회장이 대규모 조직운영과 노사관계,고객서비스 제공 경험이 풍부하고 기획 · 수출 · 홍보 · 영업 등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 출신인 만큼 서울메트로를 이끌 최적임자로 판단해 공모를 거쳐 최종 선발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김 사장은 "직원 단합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면서 "당분간 회사 현안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1970년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로 발족해 1981년 서울시지하철공사로 정식 출범한 뒤 2005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지하철 1~4호선까지 총 연장 138㎞의 지하철 운행을 책임지고 있으며 하루 이용객 수만 450만명에 이른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