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 '물고기 공방'

물고기 때문에 서울 지하철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는 소송이 발생해 법원의 판결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지난 5월 코엑스 아쿠아리움 측은 A사 등을 상대로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공사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사건은 5월에 접수됐지만 지하철 공사와 물고기 폐사 간의 상관관계 입증이 안돼 아직도 결정이 안난 상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서울아쿠아리움 측은 "공사 진동 때문에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수족관 구조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지하철 공사를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7517㎡(2274평)규모에 전시 수조 40여개，사육 수조 130여개 등 약 2500t의 수조가 설치돼 있는 대형 수족관이다. 이 곳에는 피라냐,전기뱀장어 같은 어류에서부터 상어와 물범 등 해양 포유류까지 500여 종 4만여마리에 이르는 전시 생물이 살고 있다.

서울 아쿠아리움 측에 따르면 지하철은 코엑스 옆 봉은사로 지하를 지나가도록 돼 있다. 지하철과 아쿠아리움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약 17m.지하철 발파 공사가 시작될 경우 생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폐사하거나 번식에 악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A사는"주변 주민들의 소송은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늘 겪는 일"이라며"주변 시설물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지점의 발파공법을 조정하는 등 노력을 했고 현재까지 피해가 발생한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양측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지난주 시공사의 본격 발파작업에 앞서 시험 발파를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는 시험 발파에서 나타난 데이터를 모아 공사의 영향에 대해 감정을 실시하고 있다.

만일 공사중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지하철공사가 중단되는 등 공사 지연이 우려된다. 문제의 지하철 노선은 9호선을 논현동에서 종합운동장까지 연장하는 2단계 4.5㎞ 구간으로 현재 20% 마무리됐으며 2013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