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라인 문책" vs "시스템 개선"…與 인사책임론 갈등

8 · 8 부실 개각에 대한 인사 책임론이 당 · 청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해 당내 소장파들이 청와대 인사라인의 문책을 요구한 데 대해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면 곤란하고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당내에서 문책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런 의견은 소수이고 인사 검증은 사람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스템의 문제로 인사 검증 기간이 너무 짧고,검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안 대표는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 청와대와 논의 중이며 곧 제도 개선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전날 청와대 인사라인 문책을 주장했던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발끈했다. 홍 최고 위원은 "인사는 누가 무슨 역할을 맡느냐의 문제이며 청와대 민정수석은 독한 사람이 가야 청와대도 살고 국민도 산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도 "이 대목에서 시스템 개선을 얘기하는 것은 청와대에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무성 원내대표는 "인적쇄신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시스템 개선을 먼저하고 인사 문제는 천천히 살펴 보자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전날 문책을 강조했던 김 원내대표가 한발 물러선 것은 청와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당의 의견을 수렴해 총리와 장관 후보자 세 명을 낙마시킨 마당에 다시 청와대의 인적쇄신까지 주장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소장파 한 의원은 "청와대가 이 문제를 깨끗하게 매듭짓지 않는다면 다시 당 · 청 불화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박신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