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단말기값 '뚝'…인터파크도 37% 인하
입력
수정
스마트폰ㆍ태블릿 PC에 밀려전자책(e북) 단말기 업체들의 가격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쏟아지면서 입지가 좁아진 전자책 단말기 회사들이 가격인하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북큐브는 10만원대 상품 내놔
전자책 100종 반값 제공도
인터파크는 31일 전자책 단말기인 '비스킷' 값을 39만8000원에서 24만9000원으로 3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MP3 플레이어 수준으로 값을 낮춘 셈이다.
◆가격 인하 경쟁
이강윤 인터파크도서 비스킷사업본부장은 "전자책 단말기를 20만원대로 낮춰 그간 전자책에 관심을 가졌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3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스런 소비자들을 위해 업체들이 나서 가격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값을 내린 곳은 인터파크만이 아니다. 북큐브네트웍스는 지난 8월 초 와이파이(무선인터넷)와 전자사전 기능을 뺀 단말기(B-815)를 선보이면서 가격을 14만9000원으로 매겼다. 10만원대 초저가로 상품을 기획, 전자책 단말기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었다. 아이리버 역시 가격인하 대열에 가세, 최근 선보인 신제품 '커버스토리'를 20만원대에 맞췄다. 터치 기능을 더하고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는 고급사양 제품을 28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왜 내리나
전자책 단말기 업체들의 가격 낮추기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라는 '강적'에 대한 선제 대응적 성격이 강하다. 올 들어 애플의 아이폰,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이 쏟아지면서 전자책 단말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4인치 크기의 아몰레드(AMOLED ·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한 갤럭시S엔 교보문고의 'e북'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 앱)이 탑재돼 있다. 기존 전자책 단말기(평균 6인치)보다 작은 화면이지만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다. 여기에 최근 들어 5~7인치 크기 태블릿 PC가 속속 공개되자 전자책 단말기 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태블릿PC는 흑백으로만 보이는 e잉크 기반의 전자책과는 달리 '컬러'화면을 보유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동영상 감상은 물론 인터넷검색, 음악감상도 된다. 전자사전과 내비게이션,전자책 기능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가격도 전자책만 볼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와 엇비슷하다.
교보문고와 손을 잡은 KT가 태블릿PC인 '아이덴티티 탭'을 49만원에,예스24와 손잡은 아이스테이션은 태블릿PC 신제품을 최저 30만원대에 공급하기로 했다.
◆10만원대까지 떨어질 듯업계에선 연말까지 전자책 단말기 값이 100달러대(10만원 선)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LG전자,도시바,HP,에이서,레노바 등의 업체들이 올해 안에 태블릿PC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태블릿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가정책으로 맞설 것이란 얘기다.
미국에서는 이미 애플 '아이패드'출시 이후 전자책 단말기 회사들이 앞다퉈 가격을 내렸다. 아마존은 '킨들'가격을 70달러 낮추고,반스앤노블 역시 전자책 '누크'를 60달러 깎았다.
콘텐츠에 해당하는 '전자책'가격도 내림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는 이날 단말기 가격인하와 함께 소설가 공지영씨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 전자책 100종을 반값에 제공하기로 했다. 아이리버는 '커버스토리'에 리더십,여행,자기개발 분야 요약본 도서 200권을 사전탑재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