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뉴스] 또 동네북 된 렉서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오늘(8월31일) 제주도에서 준대형 신차 알페온의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알페온이 럭셔리 세단임을 강조하기 위해 수입차와 비교했습니다.

“이 차의 별명은 ‘렉서스 킬러’입니다. 국내 럭셔리급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차이죠.”알페온이 기본적으로 GM 산하 뷰익의 '라크로스'를 일부 수정해 판매하는 차인 만큼,국산차보다 수입차를 정면으로 겨냥해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듯합니다. 대표적인 비교 모델로 렉서스를 선택한 것이구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정숙함으로 따지자면 렉서스가 가장 앞서있고,알페온의 특징 역시 정숙성이니 ‘렉서스를 잡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의미이죠.

GM대우 측은 그러면서 “알페온은 해외에선 렉서스 ES350과 경쟁해서 이미 (우수성을) 입증했다. 실내 소음도가 렉서스의 경우 42.5dB이지만 알페온은 41dB 수준”이고도 했지요. 정숙성은 데시벨이 낮을수록 뛰어납니다.(김성기 GM대우 마케팅본부 전무)손동연 GM대우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은 “앞으로 알페온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앞 창 유리창에 주행 속도와 방향 등을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수입차 중 렉서스(RX)와 BMW,푸조 등에 장착돼 있지요.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겁니다.

GM대우가 알페온을 ‘렉서스를 잡는 차’라고 소개한 후 각 언론에선 이를 크게 다뤘습니다. <GM대우,“알페온은 렉서스 킬러”> 이런 식으로 말이죠.그런데 이게 렉서스 입장에선 좀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우선 브랜드 자체가 차이납니다. 미국 캐나다 중국 등 해외에서도 뷰익은 ‘엔트리급 럭셔리’ (위키디피아 기준) 또는 대중차에 가까운 준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됩니다. 도요타가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독립시킨 렉서스와 구분되지요.

배기량 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렉서스 ES350은 3500cc짜리 엔진을 탑재했지만,알페온은 2.4ℓ 및 3.0ℓ로 구성됐습니다. 가격의 경우 ES350은 6000만~7000만원이고,알페온이 3000만~4000만원이니 약 두 배 격차가 있지요.렉서스는 미국의 대량 리콜 사태로 국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브랜드입니다. 작년 말 국내 진출 당시부터 물량 제한을 해온 도요타 브랜드보다 훨씬 심각한 매출 손실을 입었지요. 올들어 7월까지 판매량이 1967대에 불과합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판매량 2962대보다 무려 33.6%가 감소한 겁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가 대부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렉서스 전체의 한 달 판매량(국내 기준)은 최근들어 200~300대에 불과합니다.

‘동네북’이 돼버린 렉서스. 명예 회복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요?

조재길 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http://blog.hankyung.com/musoyu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