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서울시 못따라가는 국토부

'7월11~20일 5층 9억9000만원.'(국토해양부 실거래가) '8월24일 1층 10억2300만원.'(서울시 실거래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5㎡ 실거래가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http://rt.mltm.go.kr)에선 7월 가격밖에 확인할 수 없지만 서울시 부동산정보포털에는 8일전 매매가가 올라와 있었다. 7월 9억9000만~10억2500만원에 거래된 이 아파트가 지난달엔 10억~10억7000만원으로 소폭 올랐고,거래량도 7월 3건에서 8월엔 10건으로 늘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남 재건축단지 가격이 최근 반등했다는 시장 관계자들의 말이 금세 확인된 것이다. 서울시가 부동산정보포털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을 1일부터 운영함에 따라 서울지역 어디서든 거래가 신고된 다음 날에는 가격을 즉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부동산 적정 가격을 판단하는 데 최소한의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실거래가를 실시간으로 제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8월31일 실거래가 서비스에 들어간 서초구청은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실거래가 웹사이트(mland.seocho.go.kr)까지 마련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오전 8시까지 무난하게 접속됐지만 사이트 개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접속이 늘어나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7만여명이나 찾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속되고 있지만,부동산 정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새삼 알려주는 대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문을 열면서 계약 후 한 달 보름가량 지난 뒤에나 발표되는 국토부의 월별 실거래가 서울지역 가격은 무용지물이 됐다. 개선책은 없느냐는 질문에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서울시가 시민 편의를 위해 잘하는 일"이라면서도 "국토부 집계는 매달 실거래건수 등을 모아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게 목적인 만큼 개선책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국가공간정보센터는 지금 실거래가 통계 개선을 연구 중이다. 하지만 정책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 얼마나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바라는 바를 외면한 채 내놓는 거래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규호 건설부동산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