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이촌동 렉스 재건축 분담금 5억4천…압구정 현대는?

'한강 공공성 회복' 첫 재건축
일부 조합원 "분담금 많다" 반발
6일부터 이주…전세난 조짐도
시공사 "한강변 명품아파트로"

서울시의 '한강 공공성 회복' 정책에 따라 초고층으로 처음 재건축하는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의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5억42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압구정동 현대,잠원동 한신,잠실주공5단지,여의도 등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한강변 아파트들이 긴장하고 있다.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은 데다 개발 차익도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렉스아파트 조합원 이주가 6일로 다가오면서 동부이촌동엔 때아닌 전세구하기 전쟁까지 벌어졌다. ◆거액의 추가분담금

렉스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8일 추가분담금 등을 확정하는 관리처분 총회를 거쳐 오는 6일부터 12월5일까지 3개월간 조합원들을 이주시키기로 결정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내년 3월 착공,2014년 12월 재건축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132㎡형(공급면적 기준) 단일 평형 460채로 구성된 렉스아파트는 재건축 후 165㎡형으로 넓어진다. 추가분담금은 5억4200만원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33㎡(약 10평)를 넓히는데 5억원대의 분담금을 낸 사례는 아직 없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따르면 3.3㎡당 공사비는 450만원으로,일반아파트보다 100만원 정도 비싸다. 초고층 특성상 외벽을 모두 창문(커튼월)으로 마감하고,기둥이 건물을 지탱하는 라멘조 구조를 적용하다보니 공사비가 늘었다. 공사기간이 길고 3개동을 모두 브리지로 연결하는 것도 공사비 증액요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분담금이 너무 많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현재 집값에 분담금을 합하면 18억원 정도로 용산지역에서 가장 비싼 한강자이,시티파크,파크타워 등의 시세와 비슷하다"며 "주변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반발이 더 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우 조합장은 "한강변 재건축의 기부채납 비율이 일반 재건축의 두 배인 25%로 높고 초고층 건축비도 비싸 분담금이 많다는 점을 조합원들이 받아들여야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반아파트보다 8000만~9000만원 정도의 건축비를 더 부담하지만 멋진 외관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는 2억~3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물건 확보 경쟁

동부이촌동은 서울에서 전세 물량이 귀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주거여건이 좋아 한번 입주하면 이사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렉스아파트 주민 460가구의 동시 이주가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권태순 동부이촌동 미투리부동산 사장은 "가뜩이나 전 · 월세 매물이 귀했는데 렉스아파트 이주마저 곧 시작돼 물건을 구할 수 없다"며 "일부 세입자들은 동부이촌동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근 왕궁아파트에 살고 있는 황호태씨(42)는 "렉스아파트 이주 시기와 전세 만기일이 겹쳐 고민이 많다"며 "자녀 학교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살아야 하는데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크게 올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 뛰어넘겠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렉스아파트를 서울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04년 삼성동 아이파크 준공 이후 이를 뛰어넘는 아파트가 나온 적이 없다"며 "외관 조경 구조 등 모든 측면에서 아이파크를 능가하는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지적 장점을 살려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데도 공사를 따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로는 강남을 따라갈 수 있지만 학군이 약한 게 약점"이라며 "학군 문제를 극복하고 서울지역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