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역발상 투자…美 'TALF' 수익률 짭짤

FRB 지원 기간자산담보대출
흥국사모1호, 15개월 새 35% 수익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놓은 유동성 지원 방안인 탈프(TALF · 기간자산담보대출)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높은 평가이익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협동조합중앙회는 지난해 6월 400억원을 투자한 탈프 상품인 '흥국하이클래스사모1호'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34.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달 말 청산되는 이 펀드가 현재 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신협중앙회는 1년3개월 투자로 약 14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기게 된다. 이 펀드에는 에이티넘파트너스와 동부화재도 각각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찬우 신협 신용공제사업 대표는 "금융위기 직후 다른 투자자들이 꺼릴 때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며 "별도로 약 2000억원을 투자한 다른 탈프 펀드도 10%에 가까운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프는 자동차 대출,신용카드 대출 채권 등을 담보로 만들어진 'AAA' 신용등급의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미국 정부가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투자자가 해당 채권에 1억원을 투자하면 미국 정부가 9억원을 대출해 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탈프 펀드의 투자 자문을 맡고 있는 이동훈 삼정투자자문 전무는 "탈프의 기초자산인 신용카드 대출 채권은 대개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조사해 보면 부실률이 5% 이하로 안정적"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과감하게 시도한 역발상 투자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