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추천' 없어도 잘 나가는 스몰캡들…판단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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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고서 발간 당일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종목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보고서 대부분은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없는 NR 보고서여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2일 다날은 전날보다 14.90% 급등하고, 대원미디어와 풍산도 각각 2.02%, 2.11% 올랐다. 대원미디어와 풍산은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보고서다.
한화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대원미디어가 태블릿PC 보급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메리츠종금증권도 미국 휴대폰 결제 사업이 다날 주가의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풍산에 대해 올해 실적이 회사 측 전망치를 초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제너시스템즈와 효성오앤비도 기업 분석 보고서 발간일에 14.8% 이상 급등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성진지오텍, 고영도 발간 당일 각각 5.14%와 4.08% 상승했고, 동아엘텍은 이틀 연속 다른 증권사에서 분석 보고서가 나와 2.96%와 4.39%의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최근 이러한 사례가 늘어난 것은 대형주들이 주춤하는 사이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보고서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연구원은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고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나면서 종목 찾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이에 애널리스트들도 성장성 높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탐방보고서를 자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증권의 경우 이번주에만 6건의 스몰캡 보고서를 냈다. 지난 7월 한달간 보고서가 5건 나온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많은 보고서가 발간된 것이다. 코스닥 기업의 분석보고서를 모아 놓은 한국거래소의 KRP 게시판에도 이번주에만 51개의 보고서가 올라왔다. 지난주 13개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이들 보고서에서는 종목들에 대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는 찾을 수 없다. NR로 표시돼 있기 때문이다. NR이란 Not Rated의 약자로 '투자의견 없음'을 의미한다. 증권사 연구원이 '매수'를 추천하지도, '매도'를 권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NR 표시된 보고서를 토대로 투자할 경우 보다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항기 동부증권 스몰캡 팀장은 "한 기업을 담당하려면 적어도 2~3주 동안 재무재표를 분석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투자자들은 보다 많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며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재무재표를 약식으로 보는 대신 주로 탐방을 다녀와서 NR 보고서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의견이 담긴 보고서에 비해 NR로 표시된 기업 보고서의 경우 상대적으로 분석의 깊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주요 코스닥 기업에 대해서는 매월 첫째주 수요일에 내보내는 코스닥 월보인 '런앤힛(Run&Hit)'을 투자자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종화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성장 가능성은 있는데 그것을 수치적으로 명확히 측정하기 어려울 때 NR을 달곤 한다"며 "결국 사업의 성사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들이 내리는 것이으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