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자문사, 계좌별 수익률은 '천차만별'

일임계좌 수익률 분석해보니
소수 종목 집중투자 영향…계좌별 수익률 최대 6배 차이
28곳 1년 평균 수익률 31.8%…파레토 최고…케이원·브레인 順
올 들어 각광받고 있는 투자자문사들의 일임계좌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계좌별로 편입된 종목 수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커 섣불리 자문사의 평균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식형펀드 웃도는 수익률펀드평가사 제로인은 3일 '투자자문사의 현황과 성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로인과 평가계약을 체결한 자문사 중 설립한 지 1년이 지난 자문사 28곳의 일임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1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이 평균 31.8%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0.3%)과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24.8%)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조성욱 제로인 펀드연구원은 "제로인과 평가계약을 맺은 자문사의 일임계좌를 분석한 것이란 한계는 있지만 대형 자문사들이 대부분 포함돼 대표성이 있는 자료"라며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업종이 아닌 이른바 '자문사 7공주' 등 종목 위주로 크게 올라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 자문사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자문사별로는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파레토투자자문이 70.7%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계약 잔액이 총 1조원이 넘는 대형사인 케이원투자자문(50.5%)과 브레인투자자문(46.3%)이 뒤를 이었고 에이치알투자자문(42.5%) 코스모투자자문(36.8%)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윤재현 파레토투자자문 대표는 "운용 인력이 대부분 애널리스트 출신이고 저평가된 종목을 잘 발굴해 최근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계좌별 수익률 5~6배 차이 나기도

평균 수익률이 높은 자문사라고 해도 계좌별 수익률에선 편차가 컸다. 실제로 A자문사는 1개월간 수익률이 평균 3.98%였지만 4개 개별 계좌의 수익률은 각각 8.5%,3.3%,2.0%,1.6%로 차이가 났다. B자문사는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64.7%로 업계 상위권이었지만 가장 높은 계좌가 68.3%인 반면 가장 낮은 계좌는 10.5%에 그쳐 격차가 5.5배에 달하기도 했다. 또 같은 계좌라도 시기별로 수익률이 극과 극이다. 평균 10개 안팎의 종목에 투자한 C자문사의 일임계좌는 월간 수익률이 지난해 12월 22.5%에 달했으나 올 1월에는 -8.1%로 급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자문사들이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문사 일임계좌의 투자 종목 수는 평균 32개로 국내 주식형펀드(57개)의 절반 수준이다. 순자산 10억원 미만인 일임계좌의 종목 수는 평균 24개에 불과하다.

조 연구원은 "운용 규모와 투자자 성향에 따라 계좌별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지만 종목 수가 적다 보니 특정 종목의 주가 등락에 수익률이 크게 좌우된다"며 "증권사 랩어카운트의 성장과 더불어 자문사가 주목받고 있지만 투자 결정에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 일임계좌

투자자문사들이 개인이나 기관의 자금을 받아 투자 종목 선정부터 매매,편입 비중까지 전적으로 책임지고 운용해주는 상품이다. 반면 자문형 랩 계좌는 증권사가 판매하고 운용하는 상품으로,자문사는 투자 종목에 대한 추천만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