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한지주…사도 될까

골드만 "20% 더 떨어질 수도"
CS證 "실적과 무관…곧 반등"
신한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급락하고 있다.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실적과 무관한 일시 충격인 만큼 약세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 3일 1.93%(850원) 내린 4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전 4.87%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1330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고 기관투자가들도 68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횡령 ·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문가들은 도덕성이나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악화돼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수석연구원은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신한지주의 권력 승계를 둘러싼 다툼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며 "시장 우려대로 경영진 구성에 변화가 온다면 새 지배구도가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주가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신한지주는 국내 은행 중 경영권 구조가 가장 안정됐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받아왔다"며 "도덕성에 민감한 외국인이 매물을 계속 출회해 주가가 은행업계 평균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20% 정도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충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강점은 겉으로 드러난 리더십도 있지만 잘 갖춰진 경영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며 "대체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번 위기가 구조적인 문제로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2005년 5월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이 갑자기 경질됐을 때도 주가는 4거래일간 6.4% 빠졌다 곧 정상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이번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