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미스터리] 물가 통계지수 산출이 가계 소비변화 반영 못해

지표와 현실 왜 다른가
체감물가와 공식통계 간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은 현행 소비자물가지수의 품목과 가중치가 국민들의 실제 소비 패턴과 다르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기준연도가 2005년이어서 지난 5년간 달라진 소비 생활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주거 및 수도 · 광열비의 가중치가 17.0%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 식료품 · 비주류 음료(14.0%) 외식 · 숙박(13.3%) 등의 순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 가계 소비지출에서는 외식 · 숙박비의 비중이 1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식료품 · 비주류 음료(13.3%) 교통(12.3%) 등의 순이었고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주거 및 수도 · 광열비는 10.2%에 불과했다. 기술 발달에 따른 가격 변화도 체감물가와 물가지수의 차이를 키우는 요인이다. 정보기술(IT) 제품은 기술이 발전해 신제품이 나오면 구형 제품의 가격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것은 가격이 비싼 신제품인데 정부는 구형 제품을 기준으로 물가지수를 산출,체감물가와의 차이를 낳는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이 착각하는 부분도 있다. 기술 발달로 품질과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고려하지 않은 채 명목가격 상승을 그대로 물가 상승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