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로열티 마케팅‥마일리지ㆍ할인쿠폰 만으론 평생고객 못 만들어…"마음을 읽어라"
입력
수정
경영학 카페-마케팅의 세계배달 주문한 음식과 함께 도착한 스티커,저마다의 혜택을 제공하는 커피 전문점의 스탬프,패밀리 레스토랑 결제시 함께 적립되는 포인트 카드….'로열티 마케팅'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조금 생소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로열티 마케팅은 기업이 고객과의 장기적인 우호 관계를 구축함,부가적인 수익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일련의 마케팅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고객의 구매 행동이나 태도를 호의적으로 변화시키고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든지,특정 고객군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해 온 · 오프라인 커뮤니티나 VIP 제도를 운영하는 것 등이 모두 로열티 마케팅의 사례다.
국내에서도 로열티 마케팅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금융,유통,통신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고객 마일리지 제도나 우수 고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보다 구매 주기가 긴 자동차,부동산 업종에서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종을 불문한 유사 혜택의 제공으로 로열티 마케팅에 대한 고객 반응도 점차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고객들이 오히려 제공되는 혜택을 당연한 기본 사항으로 여기는 등 기대 수준만 높여놨다는 평가도 있다. 로열티 마케팅도 일종의 진화를 요구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최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기획 단계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개별 기업별로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거나 고객군을 나누어 선별적으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따로 또 같이'형 접근
최근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고객 충성도가 개별 브랜드,기업의 경계를 넘어 다른 브랜드나 관계사로까지 자연스럽게 옮겨가도록 하는 통합 멤버십과 같은 접근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개별 기업이 직면하는 로열티 마케팅의 한계를 다수 회원사의 통합 운영을 통해 극복하는 '따로 또 같이'형 접근이다. 고객에게 다양한 활용 방식을 제공하는 한편 적립과 사용이 공동 멤버십 제도 안에서 선순환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국내의 한 선도 그룹사는 통합 멤버십 운영을 통해 약 15%에 머물던 참여사 간 중복 고객의 비중을 1년 만에 2배 이상 확대한 바 있다. 브랜드별로 1회성 구매 고객의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던 한 화장품 업체는 브랜드 간 마일리지 통합을 기반으로 구매 패턴에 따른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수행,청소년기부터 시작되는 고객과의 관계를 중 · 장년기까지 '평생고객화'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물론 '따로 또 같이'형 접근은 개별 회사의 프로그램에 비해 기획 · 관리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참여회사의 이해 관계를 만족시킬 제도의 기획,안정화될 때까지 초기 투자나 운영 예산의 분담 방안,사용 · 적립처 편중시 해소 방안 등이 대표적인 고려 사항이다. 경쟁사에 대한 상대적 우위 등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브랜드 간,업종 간 경계를 넘나드는 로열티 마케팅 프로그램은 더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IT 기술의 진화에 따른 모바일 환경의 변화나 증대하는 상호 제휴의 중요성 역시 로열티 마케팅을 더욱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 나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승부
로열티 마케팅은 이제 기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중 · 장기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는 기업의 규모나 영역도 한층 다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10회 구매시 1회 무료''1000원 구매시 1마일 적립' 등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국내의 한 완성차 업체는 차량 출고 2주 후 고객 맞춤 정보 책자와 멤버십 카드,2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프리미엄 서비스 안내,6개월 시점에 자동차 생활 안내,1년째 되는 날에는 감사 편지와 함께 1주년 기념 축하 음악 CD를 발송하는 등 고객마다 일정별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의 보이지 않는 마음을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고객의 마음을 읽고 변화하는 요구를 채워주고자 하는 노력 없이 이들을 '충성스런' 고객으로 유지하기는 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나만의 차별화된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장성규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