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中ㆍ日 성형 관광객…강남호텔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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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집중돼 있는 영동호텔 등 비수기에도 객실판매율 90%대지난 3일 서울 논현동 영동호텔 현관 앞.막 정차한 미니 버스 안에서 얼굴을 가린 외국인 8명이 줄지어 내렸다. 서둘러 호텔 안으로 들어온 이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갔다. "중국인 일본인으로 보이는데 어떤 고객입니까?" "호텔에 묵으면서 인근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거나 통원 치료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들입니다. " 차형탁 영동호텔 세일즈팀장은 "성형수술과 연계한 맞춤식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술ㆍ통원환자들에 차량 제공…죽배달 서비스에 아이스팩까지
서울 강남 호텔들이 성형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성형외과가 몰려 있는 신사동 압구정동 논현동 일대 호텔은 요즘 의료 관광객들을 유치,객실점유율을 80~90%대로 끌어올렸다. 60% 안팎인 객실점유율을 20~30%포인트가량 올린 것.국내외 고객이 줄어드는 7~8월 휴가철에도 맞춤식 서비스로 '여름 비수기'를 넘긴 덕분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영동호텔이다. 투숙객 중 30% 이상이 의료 관광객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중국인,일본인 등 외국인이고 나머지는 지방에서 올라온 손님이다. 영동호텔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형 고객이 편안한 자세에서 수술 부위를 볼 수 있도록 손거울을 곳곳에 비치해 놓았다. 부기를 빼는 데 쓰이는 아이스팩도 준비해뒀다. 수술 후 외부 식당에서 밥을 먹기 힘든 환자들을 위해 방으로 죽을 가져다 주는 룸서비스는 기본이다.
차 팀장에 따르면 의료 관광객에게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병원과 호텔을 오갈 차량 제공이다. 병원과 숙소를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수술 후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동호텔이 거래하는 성형외과는 200곳에 달한다. "수술비 지출이 많은 만큼 객실료를 깎아주는 패키지 상품을 낸 것이 주변 경쟁 호텔을 이긴 성공 비결"이라고 한다. 호텔선샤인과 호텔프리마,라마다서울 등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선 일부 특급호텔에서도 메디컬센터와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피부과,치과 등을 연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노화 방지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호텔은 노화 예방센터,한방병원 등을 갖추고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은 '인터케어'라는 건강검진센터를 운영 중이다. 잠실 롯데호텔의 치과,성형외과,한의원,피부과 환자는 60~70% 할인 금액으로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수준인 한국 의료기술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