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청약자들, 3순위에만 몰리는 까닭은…

아파트 분양 신청 때 3순위자 청약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침체로 1,2순위 미달이 많아지자 재당첨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3순위 접수에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6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일정을 끝낸 서울 상도동 롯데캐슬비엔은 2순위 청약까지 대거 미달이었으나 3순위에 청약자가 몰려 평균 1.21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23채를 분양한 전용 68㎡는 1,2순위 접수자가 6명에 그쳤으나 3순위에선 22명이 접수했다.

지난달 23일부터 5일간 인천 용현동에서 분양된 엠코타운도 2순위까지는 전 유형이 미달이었지만 3순위에 청약자가 늘어 모두 마감됐다. 남영동'용산 더 프라임'도 공급가구를 모두 채우진 못했으나 3순위에서 청약자가 많아져 평균 0.66 대 1까지 경쟁률이 높아졌다. 2순위까지 청약이 없던 펜트하우스 4개형은 3순위에서 평균 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용 38㎡,46㎡는 3순위에서 마감됐다.

3순위 쏠림 현상은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대림산업 자회사인 삼호가 지난달 말 익산에서 분양한 익산e편한세상은 2순위까지 미달이었으나 3순위에 접수자가 크게 늘어 평균 3.45 대 1의 경쟁률로 전 유형이 마감됐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김해 모아미래도,부산가야 동원로얄듀크 등도 3순위에 수백명이 몰렸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분양 시장에서 1,2순위가 대부분 미달되자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되는 3순위 청약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순위 청약은 당첨되더라도 내년 3월 말까지 민영주택에 한해 재당첨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따라서 확실하게 인기를 끄는 단지가 아니면 1,2순위에 접수하는 청약자가 드물다는 지적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청약이 끝나고 선착순으로 다시 모집하는 이른바 '4순위 청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4순위는 청약통장을 아예 쓰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고 동 · 호수도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2순위까지 미달된 단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하는 만큼 3순위 청약 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