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자와 기업을 위한 내일찾기] (1) 신용회복자엔 일자리 마련…구인난 겪는 기업엔 인재 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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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명에게 희망을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와 한국경제신문이 6일부터 공동으로 펼치는 '신용회복자와 기업을 위한 내일찾기' 프로젝트는 한때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했으나 지금은 신용회복 지원 기관의 도움을 받아 빚을 성실히 갚겠다고 다짐한 '신용회복자'를 지원하려는 공익 사업이다. 신용회복자들에 대한 사회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상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이 적극 돕기로 했다.
신용회복자 41% 정기수입 없어
취업지원센터 등록자도 30%만 일자리 구해
'회복자'-기업 연결다리 절실
이날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내일찾기' 협약식에는 박재완 고용부 장관,진동수 금융위원장,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인호 캠코 사장대행,홍성표 신복위원장,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 6개 기관장이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 200만명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은행이나 카드회사 등 금융회사의 채무를 갚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이자나 원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다. 예전엔 '신용불량자'(신불자)로 불렸으나 2005년 신불자 등록제가 폐지되면서 대신 쓰이고 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신규 대출이나 카드 발급 등 모든 형태의 신용거래를 할 수 없고,채권자인 금융회사의 채무 상환 독촉에 시달린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운영하는 점포 및 업체를 폐업하는 사례도 많다. 실직한 후에도 재취업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캠코와 신복위는 이 같은 처지에 놓인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신용회복(개인 워크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용회복이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진 빚을 일부 탕감해주거나 최장 8년까지 유예해 조금씩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자는 전액 감면되며 원금도 최대 50%까지 깎아준다. 캠코와 신복위를 통해 신용회복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캠코 40만명,신복위 50만명 등 90만명에 달한다.
◆개인파산자와 다른 신용회복자
신용회복제도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채무 전액을 탕감해주는 개인파산과는 다르다. 개인파산은 채무자가 갖고 있는 재산 범위 내에서만 빚을 갚은 뒤 나머지 채무는 전액 없어지기 때문에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기 의욕에서도 신용회복자와 개인파산자들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법원의 파산 선고만 받으면 채무 상환 의무를 면제받는 파산자와는 달리 신용회복자들은 소액이지만 정해진 날짜에 돈을 갚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다. 최장 8년간 빚을 나눠 갚아야 하는 신용회복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재기하겠다는 의욕도 넘친다.
◆일자리 찾기 적극 지원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옛 신용불량자에게 붙었던 어두운 이미지 때문이다. 신용회복자의 상당수는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을 전전하면서 어렵게 돈을 갚고 있다. 캠코가 지난 3월 신용회복자 2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41%는 정기적인 수입이 없는데도 가족의 도움(16%)이나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일시적 소득(22%) 등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와 신복위는 소득이 없어 채무불이행에 다시 빠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각각 취업지원센터를 설치,신용회복자들의 구직을 돕고 있다. 그러나 구직등록자 대비 취업자 비율은 평균 30%에 불과하다. 서형원 신복위 취업지원팀장은 "그나마 신용회복자가 4대 보험이 지원되는 정규직에 채용되는 비율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5개 기관과 공동으로 내일찾기 프로젝트를 벌이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협약에 참여한 각 기관들은 △신용회복자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홍보 △구인 · 구직자의 체계적 관리와 알선 기능 강화 △고용보조금 등 채용장려금 지원 연계 △우수 사례 홍보 등 사회통합 기능 수행 업무를 서로 협력하며 추진하게 된다. 아울러 각 기관의 실무진은 정기적으로 사업 실적 및 현황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보완 대책을 공동으로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내일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관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강동균/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