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사양ㆍ가격 인하… 대형세단 경쟁 '후끈'

폭스바겐 뉴 페이톤 7일 출시
아우디 뉴 A8도 10월 공개

에쿠스ㆍ체어맨W, 고급화로 '맞불'
폭스바겐 코리아가 7일 대형 세단인 뉴 페이톤을 출시한다. 이 회사는 7년 만에 선보이는 신모델인데도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차체가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대형차 경쟁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작년 상반기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 출시 후 1년 반 만에 벌어지는 대전(大戰)이다. 첨단 사양을 갖춘 국산 및 수입 모델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가격 인하를 부채질하고 있다. ◆보폭 넓히는 수입 대형 세단

대형 승용차는 수입차 업체들의 '현금 박스'로 불린다.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 마진이 높은 데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차급이어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영역이기도 하다.

폭스바겐은 구형 페이톤을 국내에서 매년 700대 안팎 판매해왔다. 페이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중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번에 뉴 페이톤의 세부모델을 3.0 TDI(9130만원),4.2 NWB(1억1280만원),4.2 LWB(1억3790만원) 등 3종으로 확대했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점유율을 늘려가겠다는 포석이다.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모든 모델이 4륜구동인 데다 경쟁 수입차보다 3000만~4000만원 싸기 때문에 사전계약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아우디 코리아는 오는 10월 말 A8의 4세대 모델로 맞불을 놓는다. 4.2ℓ급 휘발유 모델로 앞 차 속도에 맞춰 자동으로 주행하거나 멈출 수 있는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했다. 종전 6단 변속기를 8단으로 개선했다.

BMW는 작년 말 뉴 7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뉴 760Li'를 출시했고 벤츠 역시 비슷한 시기에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가격을 인하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대형 세단을 구입하는 고객의 연령과 직업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에쿠스 · 체어맨W는 수성 나서쌍용자동차는 지난달 가격을 5000만원대까지 낮춘 4륜구동형 체어맨W를 내놨다. 3600㏄급에만 적용하던 4륜구동 장치를 3200㏄급으로 확대했다. 또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와 하만카돈 엔터테인먼트 장치,TPMS(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장치),EAS(전자제어 공기 완충장치),EPB(전자식 주차 제동장치) 등 고급 사양을 달았다.

3200㏄급 체어맨W의 가격은 5790만(럭셔리)~6160만원(프레스티지)이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국내 최고급 수입차의 60% 이상이 4륜구동 장치를 채택하고 있다"며 "체어맨W는 수입차의 3분의 1 가격에 동급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조만간 에쿠스 2011년형을 내놓으면서 종전의 6단 자동변속기를 8단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승차감과 연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발 단계부터 수입 대형차를 겨냥한 만큼 성능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며 "연말 미국 시장 투입을 앞두고 사양을 더욱 고급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층 확대와 맞물려 대형 고급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1~8월 국내에서 팔린 배기량 4000㏄ 이상 대형 수입차는 총 2879대로,작년 동기보다 12.5% 늘었다. 3000~4000㏄급 역시 31.6% 급증했다.

수입차 중에선 벤츠 S클래스가 올 들어 1779대 팔리면서 수위 자리를 지켰고,BMW 7시리즈(1556대)가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에쿠스는 1만703대,쌍용차 체어맨은 5081대 팔렸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