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新냉전' 풀고 대화무드…美, 6자회담 수용하나

카터 前대통령 등 잇단 방중
미국의 외교 및 경제 분야 핵심 인사들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동시에 중국을 방문,양국 현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중국 외교부 고위 인사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한 데 이은 것으로 대립 국면으로 치달았던 양국 관계에 대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렌스 서머스 미 국가경제위원회 의장과 토머스 도닐론 미 국가안보위원회 부보좌관은 4일 일정으로 지난 5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초청으로 같은 날 베이징을 방문했으며 오는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방중 직전 한국에서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을 만났다.

서머스 의장과 도닐론 부보좌관 등은 아시아 및 국제경제 분야 담당 직원을 대동,사실상 미국의 외교 및 경제 분야 실무책임자들이 총출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미 · 중 간 현안에 대한 전방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양국 간 '전략 · 경제대화'가 연말 열릴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현재의 대립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천안함 사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무력시위나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남중국해,핵개발에 따른 이란 제재 등 외교 현안과 위안화 절상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양측이 이번 대화에서 대립을 지양하기로 합의한다면 천안함 사태에서 출구 모드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의 대북 및 대중 정책에도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은 최근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를 북한과 한국 일본 미국 등에 보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또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양국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서머스 의장의 방중과 관련,"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되 그에 대한 대가로 위안화 절상 혹은 미국의 대중 수출과 투자 확대를 위한 조치를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으며 이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서머스 의장이 중국행 비행기를 탄 것은 위안화 절상에 관해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