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청렴문화 확산 앞장섰더니…수출늘고 경쟁력도 '쑥쑥'

한국환경산업기술원'녹색경영'
임직원 '청렴계약'…녹색산업 육성
부패영향평가제ㆍ투명윤리 정착
公기관 그린제품 구매 4년새 6배 급증

'녹색경영'이 새로운 경영지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녹색경영이란 공해방지 및 환경기술개발 등 지구환경개선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녹색경영'이 반부패 청렴문화 확산 등 조직 내의 청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청렴문화 확산운동을 통한 녹색경영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기관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 원장 김상일)이다. 환경기술개발 및 녹색산업육성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 기관은 임직원 청렴문화 확산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주요 업무는 국가환경기술개발사업 지원,환경산업육성,수출지원,녹색소비 및 경영 활성화 등 기업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으로 직무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고 녹색산업육성을 청렴하게 추진하기 위해 기관장과 직원이 직무청렴계약을 체결했다.

김상일 원장은 "환경산업기술원과 같은 공공기관은 청렴도의 저하가 곧 기관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다"며 "반부패와 청렴문화 확산을 기관 존립의 가장 큰 키워드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청렴도가 1점 상승할 때마다 외국인 투자관심도가 26% 상승하고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5% 올라간다는 것이 서울시립대 반부패행정연구소의 발표"라며 "반부패와 청렴은 공공기관은 물론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EITI는 반부패,청렴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임원의 반부패,청렴의식 함양과 직무청렴계약 운영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임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확대 적용,직무윤리를 제고하고 투명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로 했다. 또 내부규정에 내재하는 부패유발요인을 입안단계에서 제거,정비함으로써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패영향평가 제도를 도입,전담부서 및 전담직원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청렴문화 조성 및 대내외 청렴의지를 전파하기 위해 우수 청렴직원 포상,슬로건 및 포스터,UCC 공모,청렴 아카데미 경진대회 등 다양한 청렴문화 확산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개원 2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직원의 청렴성,투명성,공정성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임을 인식,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기관은 지난해 4월 한국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상품진흥원이 통합해 발족했다. 녹색기술개발과 친환경제품 인증이라는 주요 기능을 수행하던 두 기관에 산업육성,수출지원 기능이 추가됐다. 따라서 기술개발 단계에서부터 수출 산업화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전문기관이 탄생된 것이다. 이 기관은 발족한 지 2년 만에 놀랄 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술원의 대표 연구개발(R&D) 사업인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처별 R&D사업 평가 결과 8년 연속 투자확대사업으로 평가됐다.

환경신기술인증 · 기술검증(NET) 제도 운영을 통한 현장적용실적도 총 3조1991억원을 달성했다. 2008년 공공기관 구매 녹색제품 실적은 1조5840억원으로 2004년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사업 전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실적도 높아지고 있다. 김 원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환경시장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진출 지원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해당부서를 신설했다.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제공동연구사업,개도국 환경개선종합계획 수립지원사업,해외환경프로젝트 타당성조사지원사업,수출지원 상담센터 설치,해외진출지원단 설립 등 고객 중심의 사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수출 관련 사업에 중점을 두어 수출금액이 2007년 79억원,2008년 518억원 수준이던 것을 지난해에는 723억원으로 증진시켰다. 올해 수출목표는 1500억원이다. 조직문화가 다른 2개 기관의 통합은 쉽지 않았다.

김 원장은 직원이 융화돼야 최고 품질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과감히 간부인력 전원과 직원의 약 30%를 교차 배치하고,워크숍 및 하나 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구성원들의 융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통합된 두 기관의 조직문화 차이는 더 이상 기관운영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이러한 사업 성과와 임직원의 청렴문화 확산으로 기관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월석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 차장 mich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