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공정한 관리자" 孫 "정권탈환 적임자"

민주 당권경쟁 레이스 돌입
정세균-손학규 '상반된 출사표'
'공정한 대선 관리자냐, 정권 탈환 적임자냐.'

민주당이 7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에 들어간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들이 상반된 출사표를 던져 주목된다. 정세균 전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나란히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섰다. 두 사람은 공히 차기 당 대표 역할의 방점을 2012년에 맞췄지만 내용은 판이했다. 정 전 대표는 "욕심을 비울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관리형 대표를 표방했다. 반면 손 고문은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아올 사람이어야 한다"며 당 대표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당 대표 선거는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자신을 비울 수 있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라며 "대선후보로서 꿈도 있지만 당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개인을 희생할 마음가짐과 자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대 룰 개정 과정에서 손-정(동영) 연합공세로 위기에 몰렸던 정 전 대표가 공정한 관리자 역할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 2년을 '분열과 반역의 시간'으로 규정한 손 고문은 "김대중 정신,노무현 가치를 되살려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아오겠다"며 정권 재탈환을 당권 도전의 핵심 기치로 내세웠다. 그는 "10월3일 전당대회는 우리가 제1야당이라는 작은 기득권에 안주하는 비겁하고 나약한 정치집단이 아니라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집권여당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날"이라며 "민주당의 집권 의지와 수권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자는 박주선 유선호 조배숙 김효석 조경태 의원 등 8명이며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해 천정배 이인영 최재성 백원우 의원과 장성민 정봉주 전 의원 등 출마 예정자까지 감안하면 총 예비후보 경선자는 15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9일 예비후보자 토론회를 갖고 9명의 최종 후보를 컷오프 방식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