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고위공직자 잡는 '新칠거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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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 허물'이라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이 2010년 한국사회에서 '고위공직자 버전'으로 부활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유력 인사들이 끝없이 낙마하자 "어디까지 봐주고 어디부터 안 봐줘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웃지 못할 주장이 공론화된 탓이다.
최근 네티즌들이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올린 의견을 종합하면 어느 정도 여론 정리는 이뤄진 듯 보인다. 위장전입,논문 표절,병역 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가족 관리,거짓말 등 7개만큼은 "못 넘어가겠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공직자 칠거지악 중 가장 오래된 항목은 '위장전입'.최근 "한 번은 괜찮다"는 식으로 달라진 게 특징이다. 이인복 대법관은 판사 시절 위장전입해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노모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해명이 인정됐다. 교수 출신 대다수가 걸려드는 '논문 표절'에도 "과거의 관행"이라는 변명이 먹혀들고 있다.
'병역 기피'는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지만 중년에 접어든 후보자들이 수십년 전 군대를 못 간 이유를 확인할 길이 마땅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비난의 강도에 비해 실제 낙마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평가다.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의혹도 웬만한 후보자는 으레 거치는 통과의례다. 한 블로거는 '예비 공직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글에서 "단골 해명대로 '실무자의 실수'나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라"며 "좀 참신하게 표현하겠다고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해서 그랬다'고 했다간 바로 낙마한다"고 비꼬았다. 최근에 급부상한 항목은 '가족 관리'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혜 논란은 "뛰는 위장전입 위에 나는 특채가 있다"(트위터 @swbcoco)는 반응 등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도 부인의 관용차 사용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를 낙마시킨 결정타는 칠거지악의 마지막 항목인 '거짓말'이었다. 박연차씨를 만난 시점에 대한 거짓말을 국민들은 더 이상 참아주지 않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최근 네티즌들이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올린 의견을 종합하면 어느 정도 여론 정리는 이뤄진 듯 보인다. 위장전입,논문 표절,병역 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가족 관리,거짓말 등 7개만큼은 "못 넘어가겠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공직자 칠거지악 중 가장 오래된 항목은 '위장전입'.최근 "한 번은 괜찮다"는 식으로 달라진 게 특징이다. 이인복 대법관은 판사 시절 위장전입해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노모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해명이 인정됐다. 교수 출신 대다수가 걸려드는 '논문 표절'에도 "과거의 관행"이라는 변명이 먹혀들고 있다.
'병역 기피'는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지만 중년에 접어든 후보자들이 수십년 전 군대를 못 간 이유를 확인할 길이 마땅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비난의 강도에 비해 실제 낙마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평가다.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의혹도 웬만한 후보자는 으레 거치는 통과의례다. 한 블로거는 '예비 공직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글에서 "단골 해명대로 '실무자의 실수'나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라"며 "좀 참신하게 표현하겠다고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해서 그랬다'고 했다간 바로 낙마한다"고 비꼬았다. 최근에 급부상한 항목은 '가족 관리'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혜 논란은 "뛰는 위장전입 위에 나는 특채가 있다"(트위터 @swbcoco)는 반응 등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도 부인의 관용차 사용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를 낙마시킨 결정타는 칠거지악의 마지막 항목인 '거짓말'이었다. 박연차씨를 만난 시점에 대한 거짓말을 국민들은 더 이상 참아주지 않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