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 부담'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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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차익잔액 여전히 9조 넘어'쿼드러플 위칭데이'(지수 및 개별종목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매수차익 거래(현물 매수 · 선물 매도)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만기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12월 만기 선물가격이 오르면서 외국인이 선물 포지션을 다음월물로 교체하는 롤오버(이월)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9일 '네 마녀의 날' 충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 강세…부품주도 ↑
코스피지수는 8일 8.52포인트(0.48%) 하락한 1779.2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501억원)과 기관(2045억원)이 동반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정보기술(IT) 은행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현대차(2.36%)와 기아차(2.25%)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주가 낙폭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강세에 힘입어 만도(3.81%) 에스엘(5.56%) 등 자동차 부품주들이 덩달아 오름세를 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800선 문턱을 넘기가 힘겨운 가운데서도 자동차주와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자동차 부품주들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선 전날 947억원에 이어 이날 130억원의 매물이 나왔다. 이틀 연속 '팔자' 우위를 보였지만 매수차익 잔액이 여전히 9조원을 웃돌아 동시만기일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물량과 비차익거래에 섞여 있는 물량을 모두 감안하면 만기일 청산될 수 있는 매수차익 거래 잔액은 2조원에 달한다"며 "이틀 연속 이어진 프로그램 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롤오버 물량이 많지 않아 매물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매수차익 거래를 한 외국인은 매도해 둔 9월 만기 선물 포지션을 다음월물인 12월 만기 선물로 갈아타지 않을 경우 선물과 연계된 현물을 팔아 만기 청산을 해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초까지는 12월물의 가격이 9월물에 비해 낮아 롤오버가 여의치 않았지만 이틀 연속 12월물 가격이 올라 상황이 개선됐다"며 "이는 만기 충격을 줄여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