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양가 650만원…'청약바람' 불까
입력
수정
LH "주변 보다 낮게 책정" 10월 첫 마을 1단계 1582채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9,10월에 세종시 아파트 용지와 아파트 분양을 시작한다. 이번 분양은 세종시 건설사업이 순항할지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가 제대로 분양되지 않으면 도시 활성화도 힘들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시 아파트와 주택용지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다"며 "주요 입주 대상인 이전대상 부처 공무원 등이 실제 이주를 결정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당장 기반시설도 없는데…" 공무원들 집 구매할지 고민
◆3.3㎡당 650만원 통할까LH는 다음 달 세종시 첫 분양에 나선다. 첫마을 1단계 아파트 1582채가 대상이다. 분양가는 다음 달 초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LH는 전용면적 25.7㎡형 분양가를 3.3㎡당 650만원대에 책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바람몰이를 위해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결정한다는 전략이다. LH 관계자는 "향후 분양에선 이런 분양가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를 보는 시각엔 차이가 있다. LH는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낮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대전의 인기주거지역인 둔산동 아파트 가격이 3.3㎡당 1000만원(전용 85㎡형 기준),세종시 인근 노은지구 아파트가격이 3.3㎡당 8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싸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실수요자인 공무원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분양설명회에서 일부 공무원들은 "기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세종시 아파트 분양가격을 대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와 비교해 싸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기군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대형 건설업체가 3.3㎡당 650만원에도 분양되지 않아 분양가를 500만원으로 낮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공무원 매입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외지에서 투자 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청약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용산,광교신도시,인천 송도신도시 등 인기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나는 판에 세종시에 투자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건설사, 세종시 택지 시큰둥
LH는 이달 중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있는 택지 17필지를 분양한다. 임대아파트 건설용 택지가 7필지,아파트 건설용 택지가 10필지다. 택지 공급가격은 임대아파트가 조성원가(3.3㎡당 228만원)의 60% 수준인 137만원대다. 분양아파트 용지의 경우 △60㎡ 이하는 조성원가의 90% △60㎡ 초과~85㎡ 이하는 조성원가 △85㎡ 초과는 경쟁입찰이다. LH 관계자는 "세종시 조성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건설사들이 저렴한 임대아파트 부지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들은 땅을 살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2007년 아파트 부지를 산 10개 대형 건설사(12필지)가 분양에 자신이 없어 토지 해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같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아파트 부지를 매입할 건설사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10개 건설사는 1~2차 중도금 이후 토지 대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세종시를 둘러싼 혼란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된 만큼 토지 대금을 깎아주거나 해약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