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추석 선물세트 '가격파괴 2라운드'

포장비·인건비 더 들지만 사전 물량 기획해 대량 구매
낱개로 살 때보다 최대 40% 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추석(22일)을 앞두고 매장에서 낱개로 구매해 합산한 가격보다 최대 40%나 싼 가공식품 · 생활용품 선물세트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올 초 이마트가 '상시저가'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촉발된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이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선물세트 가격은 포장비 등으로 인해 단품에 비해 별로 싸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식용유와 참치 햄 등으로 구성된 가공식품세트와 치약 샴푸 비누 등으로 이뤄진 생활용품세트 중 단품 합산가격에 비해 10% 이상 싼 품목을 40여개 내놨다. 이마트 단독 상품으로 CJ제일제당과 기획한 'CJ 백설프리미엄유 6호'의 가격은 7900원.CJ포도씨유(500㎖) 1개와 CJ카놀라유(500㎖) 2개로 구성됐다. 이마트 매장에서 낱개로 판매되는 동일 상품 가격은 CJ포도씨유가 5500원,CJ카놀라유가 3250원이다. 합산가격은 1만2000원으로 세트 가격이 34.2% 싸다. 사조살코기참치(100g) 9개가 들어간 '사조살코기 9호'의 가격도 7900원으로,낱개 값을 더한 가격(1만3050원)보다 39.5% 저렴하다.

홈플러스도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커피세트 위주로 합산가격보다 저렴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오뚜기 포도씨유혼합 5호'(포도씨유 900㎖ 2개,카놀라유 900㎖ · 1만7300원)는 낱개 합산가격(2만4640원)보다29.7%,'동원 혼합 14호'(살코기참치 100g 6개,카놀라유 500㎖ · 9900원)는 17.1% 각각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총 80여개 가공식품 · 생활용품 세트 중 30개 품목을 낱개 합산가격보다 싸게 내놨다. 치약 샴푸 린스 보디워시 등으로 구성된 단독상품인 'LG생활건강 스타 1호'(9900원)는 매장에서 파는 상품과 용량이 다르지만 단위 규격으로 환산해 더한 가격(1만7676원)보다 40%가량 저렴하다.

가공식품 · 생활용품 선물세트 가격은 일반적으로 단품에 비해 포장비와 인건비가 더 들기 때문에 여러 개를 묶어 팔아도 낱개 합산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된다. 대형마트들은 올해 초 설 직후부터 협력업체와 사전 물량기획을 통해 대량 구입으로 구매 단가를 내리고 해당 상품의 마진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췄다. 이들 상품은 저가 선물 수요와 기업 등 단체 구매수요를 겨냥한 2만원대 이하가 대부분이다. 백지호 이마트 가공식품 바이어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명절시즌에 인기가 많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