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금호, 고급타이어 포장 안 하는 까닭은

지금까지 타이어 매장에서 고급 타이어를 구분하는 방법은 포장이었다. 고급스러운 비닐 포장이 돼 있는 제품은 고가품,포장이 돼 있지 않은 제품은 저가품으로 꼽혔다. 제조사들이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타이어를 낱개 포장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생긴 일이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메이저 타이어 업체 중 한 곳인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래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친환경 타이어를 팔면서 쓰레기를 늘리는 1회용 포장지를 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며 일선 영업부서에 래핑 금지를 지시했다. 타이어 포장은 매립하더라도 오랫동안 환경폐기물로 남고 여러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재활용도 불가능하다는 게 김 사장이 내세운 이유다. 영업부서는 즉시 반발했다. 경쟁사가 금색,은색 등 고급스러운 색상의 포장지를 동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래핑을 안하면 여러 타이어를 함께 파는 매장에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김 사장의 뜻은 확고했다. 그가 영업 부서에 내놓은 답변은 "포장으로 현혹하지 말고,제품력으로 선택 받아라"였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실험이 성공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