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예측에 일조하고 싶었어요"

한경 대학생 경제논문 대상 이승용·김승찬씨
경제지표 6개월 이상 한쪽으로 쏠리면 큰 일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미리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SK텔레콤이 협찬한 '제8회 한경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한국경제에 적합한 위기 조기예측모형에 관한 연구'란 주제로 대상을 차지한 이승용씨(29 · 부산대 대학원 통계학과)와 김승찬씨(26 · 부산대 경영학과)는 "역사적으로 금융위기가 터질 때마다 금융시스템 개혁과 규제가 이뤄졌지만 이후에도 금융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위기를 비껴가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측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람이 혈액 순환이 원할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는 것처럼 경제도 어느 한 곳이 막혀 있으면 위기가 발생한다는 가정 아래 연구에 착수했다"며 "1996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경제성장률 총저축률 국고채수익률 주가 환율 등 13개 거시경제지표들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지표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6개월 정도 지속되면 위기가 온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논문에서 쏠림 현상이 3개월간 계속되면 '경고1',5개월간 이어지면 '경고2',6개월간 지속되면 '경고3'이라고 명명했다"며 "통상 경고3 단계까지 이르러서야 사람들이 '경제가 잘못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데 경고2 단계 정도에서만 이를 알아낼 수 있어도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공이 다른 이씨와 김씨가 의기 투합한 것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통계 모델을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도출된 결론을 경제학적 시각으로 분석하기가 어려웠다"며 "친구들과 교수님들에게 수소문해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승찬이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복잡한 통계 모델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승용이 형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2개월에 걸쳐 고생한 끝에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와 김씨는 내년 2월 각각 대학원과 학부를 졸업한다. 두 사람 모두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씨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소금융,햇살론 등 서민금융 정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들을 서민을 돕는 데 사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금융회사 입사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메가뱅크(초대형 은행),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 금융계 이슈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이태훈/사진=강은구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