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자영업 멘토링] "원가 50% 넘는 한우식당 문 닫게 하고 권리금 건졌죠"

자영업 멘토링 사업 중간결산 : 참여 컨설턴트 좌담회
삼성동 감자탕집
남편 대신 부인이 점포 경영…모범음식점 지정…매출 올라

일산 과일가게
'레이크팜'으로 이미지 변신…최상품 과일만…객단가 2배↑

거여동 생활용품점
치킨호프 가맹점으로 새출발…월드컵 맞춰 오픈…적자 탈출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5월 초 '자영업 멘토링 사업'을 시작한 지 넉 달이 지났다. 전국에서 선정한 15개 자영업소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컨설팅을 실시해 성공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예정된 기간의 3분의 2가 지나가면서 대상 업소에선 상당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경은 멘토링 사업에 참여한 컨설턴트 간 소통의 기회를 갖고 중간 결산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이번 좌담회는 한국경제신문 사옥 17층 영상회의실에서 지난 10일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는 김준호 외식산업연구소 이사,김홍필 연합외식창업 소장,박균우 두레비지니스 대표,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윤태용 F&B창업컨설팅 소장,이영훈 인투비즈 대표,최병진 BJ외식경영연구소장,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최재희 한경자영업종합지원단장 등(가나다 순)이다. 사회는 최재희 단장이 맡았다. ▼사회=멘토링하고 난 이후 성과가 궁금하다.

▼윤태용 소장=서울 삼성동의 '도마다리 감자탕'을 멘토링했다. 우선 점주의 의식개혁에 초점을 맞췄다. 원래 점주는 오랫동안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다. 점포 경영에 걸맞은 근성을 불어넣는 데 힘을 쏟았다. 결국 점포경영은 서비스 마인드가 있는 부인에게 맡겼다. 메뉴를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했고 서비스와 점포관리 스킬도 개선했다. 강남구청으로부터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받는 한편 인테리어도 보완했다. 이렇게 하니 신청 당시 월 25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8월이 되자 3300만원 선으로 뛰었다. 바로 옆에 경쟁업소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하루 매출이 4개월 전보다 10~20% 늘고 있는 추세다.

▼박균우 대표=일산의 과일가게를 멘토링했다. 건물주가 신청했는데,'조은청과'란 가게 이름을 '레이크팜'으로 바꾸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위치가 일산 신도시 초입에 있었는데,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가게였다. 이 때문에 하루 매출이 30만~50만원으로 한계가 있었다. 일산은 중산층 거주 지역임을 감안해 우선 과일을 최상품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니 차를 타고 지나던 손님들이 차량에 박스째로 구매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객단가가 4000~5000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금은 하루 평균 90만~100만원까지 매출이 오르고 있다. ▼최병진 소장=인천 부평의 마당치킨을 맡았다. 유흥가에 위치해 입지도 좋고 규모가 180㎡(약 55평)나 되는 중 · 대형 매장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직원 관리로 판단됐다. 그래서 직원들이 대대적인 청소를 하도록 유도했다. 위생점검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냉장고와 주방을 일제히 청소하도록 했다. 점포와 직원을 즉흥적으로 관리하지 않도록 관리 매뉴얼도 만들어줬다. 매출이 7월에 5500만원에서 휴가철인 8월엔 4400만원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이달엔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홍필 소장=서울 충무로의 '이모네 곱창'이 멘토링 대상이었다. 가게 주인은 원래 왕십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이곳으로 이전했다. 영업면적은 82㎡(약 25평)이고 일요일엔 가게 문을 닫았다. 4월에 개점했는데,초기에는 '오픈발'에 힘입어 한 달 매출이 1200만원 정도 올랐다. 그런데 5월에 9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유를 살펴보니 점심 매출이 거의 오르지 않은 게 문제였다. 충무로 인쇄골목 부근이어서 저녁은 호조였다. 우선 점심 메뉴 개발에 착수했다. 점심 특선 메뉴로 푸짐한 김치찌개,부대찌개,양은솥밥을 내놓기로 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점심 때만 35만~40만원 매출이 나왔다. 그 다음엔 2층 인테리어를 몽땅 바꿨다. 인수할 때 참치집 방 그대로여서 1층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2층을 카페집 스타일로 자체 개조했다. 지난달 매출이 1400만원으로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양혜숙 원장=서울 거여동에서 10년간 생활용품점을 운영한 K씨의 멘토링을 맡았다. 3년 전 동일 상권에 다이소 매장이 생기면서 적자 행진이 지속됐다. 독립점으로 할 것인가,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 점주가 치킨호프 가맹점을 선택했다. 이렇게 하니 주류회사에서 4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고,여기에 은행 대출 6000만원을 합쳐 1억원으로 점포를 리뉴얼했다. 마침 남아공월드컵 때 문을 열어 한 달 순익이 800만원에 달하는 호조를 보였다. 적자점포에서 완벽하게 탈출한 셈이다. ▼김준호 이사=서울 대치동의 고깃집 휘모리를 맡았다. 주차장을 포함해 300평이 되는 대형 음식점이다. 멘토링 신청 당시 한 달 매출 1억원,순익 400만원 수준이었다. 이 점포를 맡은 이후 고객 설문조사와 음식 품평회를 실시했다. 단골고객 관리를 전담하는 매니저를 두도록 했고 부실한 메뉴도 보완했다. 할인행사와 '덤' 행사를 유도해 지난달 매출이 1억3000만원으로 뛰는 성과를 올렸다.

▼최재봉 소장=서울 석촌동의 고깃집 '본우보누'를 멘토링했는데,결과적으로 점포 문을 내리게 했다. 권리금 받고 그만두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래 주인은 그 자리에서 커피전문점을 13년 동안 운영해 좀 재미를 봤다. 그런데 주변에 경쟁점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고전하다 고깃집으로 전환한 케이스다. 남편이 고기 수입업자여서 고깃집으로 바꿨다고 했다. 5월에 월 4500만원 매출을 올렸는데,이 중 매출원가가 2500만원이나 됐다. 임차료 962만원,인건비 1000만원에 기타 비용을 빼니 영락없이 적자 점포였다. 9월이 재계약 만료 시점이어서 권리금 받고 폐점하도록 권유했고 현재 신청자는 재창업을 준비 중이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