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인 사자에 급등…27개월만에 1800 돌파

코스피 지수가 2년3개월만에 1800선을 돌파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쿼더러플 위칭데이 등 대형 이벤트를 무사히 넘긴 가운데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 등 경기지표 호전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1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22포인트(1.02%) 오른 1802.58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뉴욕 증시 상승 소식에 전날보다 0.47% 오른 1792.75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이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1808까지 올랐지만 개인이 매물을 확대하면서 18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은 현물과 함께 선물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5449억원, 기관은 579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3700계약 이상 순매수하면서 베이시스가 호전된 덕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크게 유입됐다. 프로그램은 537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차익은 3068억원, 비차익은 231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50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했다.업종별로는 은행, 증권, 전기가스가 3% 이상 급등했고 기계, 화학, 건설, 섬유의복, 운수창고, 금융 등이 1~2%대 강세를 나타냈다. 보험, 철강금속, 운송장비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한국전력, KB금융, LG, LG전자, 롯데쇼핑 등이 올랐고 포스코,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등은 내렸다.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 상승세가 시작됐다는 기대감에 증권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삼성증권, 골든브릿지증권, SK증권, 미래에셋증권, KTB투자증권, 대우증권, 한화증 권 등이 3~5%대 강세였다.정유주들은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S-Oil, GS, SK에너지는 6% 가량 올랐다. S-Oil, GS 등은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손해보험주들은 금리 동결에 손해율 급등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이 2~4% 가량 급락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의 주요 증시변수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과 선물에 집중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것으 로 판단된다"며 "1800선 이상에서 펀드환매 물량 출회는 나오고 있지만 1800선 이하보다 매물압박이 거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 "이라고 진단했다.미국의 신규실업수당과 7월 무역수지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기 때문에 향후 발표될 미국의 고용, 생산, 재고관련 지표의 개선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심 팀장은 "다음주 14일에 미국 소매판매, 기업재고, 월간 재정수지가 발표될 예정인데, 이 수치가 좋게 나온다면 미국 경기에 대한 긍정 적인 해석이 나올 것"이라며 "유럽 증시도 바젤III 시행으로 금융권의 자본확충 부담은 있지만 자본건전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유로발 악재도 점차 희석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한가 17개 등 55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등 269개 종목이 내렸다. 77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