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성적, 7~8년차 가장 좋다

경험+자신감 시너지 효과
1년 평균 수익률 11.13% '최고'
11년 이상 경력자 6.15% '저조'
펀드 운용 경력과 소속회사 근무기간이 7~8년 정도인 펀드매니저들이 담당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경력이 7~8년 정도이면 경험과 자신감 면에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선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 펀드매니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총 경력이 7년 이상 8년 미만인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지난달 1일 기준)이 11.13%로 가장 높았다. 9~10년 된 펀드매니저가 8.60%로 뒤를 이었으며 5~6년(8.55%),6~7년(8.54%) 경력의 펀드매니저들도 성적이 비교적 좋았다. 반면 11년 이상 경력의 펀드매니저들이 담당한 펀드는 6.15%의 수익률로 가장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7~8년 경력의 펀드매니저들이 좋은 성적을 낸 이유를 자신감과 경험의 시너지 효과 덕으로 분석한다. 강세장과 약세장을 수차례 경험해 위험을 관리하면서 공격적인 펀드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의미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7~8년이면 그동안 경험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펀드매니저로서 이른바 '물이 오른 연차'"라며 "11년 이상은 대부분 본부장급이라 해당 자산운용사의 전체 펀드에 책임운용역으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속 회사 근무 기간별로도 7~8년간 근무한 펀드매니저의 성적이 월등히 좋았다. 현재 소속된 자산운용사에서 7~8년 동안 일한 펀드매니저들의 1년 수익률은 15.15%에 달했다. 6~7년 근무한 펀드매니저가 10.24%,3~4년이 9.34%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올랐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매니저가 모든 국면에서 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이 잘하는 면에서 많이 벌고 못하는 쪽에서 수익률을 지켜야 한다"며 "회사를 옮길 경우 일관성 있게 자신의 전략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 기량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 펀드매니저의 수익률이 9.94%로 가장 좋았다. 하지만 대상펀드 수가 186개로 30대(4221개),40대(4184개)에 비해 크게 적어 통계적인 의미는 떨어진다. 30대 펀드매니저는 9.14%의 수익률로 40대(7.89%)를 앞섰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