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럭비공 금리' 어찌하오리까

금리가 럭비공처럼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동안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가 갑자기 연 2.25%로 동결해서다. 금리가 오를 줄 알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짰던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은은 두 달 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한 뒤 물가 인상 압력을 이유로 인상 시그널을 보냈었다. 최근 미국발 더블 딥 우려 확산과 국내 주택경기 침체 등 변동요인 때문에 금리를 묶었다지만 "앞으로 한은 총재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겠다"는 불신이 커질 경우 경제예측이 더욱 힘들어진다.

이번 금리 동결 과정에서 예상밖으로 돈을 번 케이스는 채권을 과감히 더 산 사람들이다. 당분간 채권금리가 하락(채권값 상승)할 것으로 보여 채권투자 선호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투자한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다 시중금리도 하향세를 이어가서다. 그렇더라도 자기의 변제능력을 넘어 과도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한은이 또다시 럭비공 금리를 적용,기준금리를 언제 올릴지 모른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예측이 힘들수록 우왕좌왕하지 말고 차분하게 투자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모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의 경우 주가가 오르면 금리와 주가를 동시에 따먹을 수 있어 연 6%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것.물론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에 현금을 많이 굴리는 투자자라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재테크 트렌드는 돈을 많이 가진 투자자들이 각종 금융상품과 부동산에 적극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은행에서 1억원 아래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금리변동에 민감해 하고 적극 '베팅'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트렌드가 나타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에서도 개인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며 관망세를 보이는 바람에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격이 이상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