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돌파…전문가 진단] "불확실성 여전히 높지만…1850까지 추가상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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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지표·환매가 '변수'코스피지수가 2년3개월 만에 마침내 180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1800선 돌파에 성공한 만큼 당분간 증시가 크게 밀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박스권 횡보세를 보인 뒤 중국의 경기 반등이 기대되는 4분기에 상승폭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횡보…급락은 없을 것
中경기 반등 땐 본격상승 예상
IT '주도주 복귀' 전망 엇갈려
◆1800선 회복,체감지수는 '미지근'코스피지수는 10일 18.22포인트(1.02%) 뛰어오른 1802.58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574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나흘 만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2008년 6월9일(1808.9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의 상당 부분은 지수선물 가격 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로 추정된다. 이날 프로그램은 537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차례 시도 끝에 1800선을 회복한 것을 반기면서도 흥분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내달쯤 1850선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850선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1850선을 고점으로 점차 저점을 높여가는 좁은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1800선 위에서 주식형펀드 환매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850선을 넘어서면 추가 상승 기대가 커지며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환매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사들의 주식 매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데,그나마 외국인의 '사자'가 재개된 점이 위안이란 설명이다.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한 국내 증시가 강한 디커플링(차별화) 국면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임 센터장은 "중국 경기가 돌아서는 4분기엔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지만 상승 추세가 반전되진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에서 1800선 이상은 단기 과열로 봐야 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고 연말이 다가올수록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재평가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주도주 부재 속 순환매 지속될 듯
주도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정보기술(IT)주는 그동안 조정을 받은 만큼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의견과,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주도주 부각이 힘들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재고 조정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는 등 업황에 대한 부담으로 IT주는 더 이상 힘을 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 본부장은 "원가 기술력을 배경으로 상반기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동차주는 주도주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자동차 건설 등은 실적 개선폭에 비해 주가가 덜 올랐다"며 "향후 상승 국면에서 시장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화학과 기계,전 업종을 아우를 수 있는 지주사 등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으로 꼽혔다. 임 센터장은 "소외된 중소형주 중 실적 모멘텀이 괜찮은 종목 위주로 매매하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김유미/박민제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