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1위 中企, 스마트폰 호황에 매출 3배 '껑충'

크루셜텍, 작년 매출액 벌써 돌파
아모텍, 日 TDK 제치고 점유율 1위
인터플렉스, 영업익 9배 급증
휴대폰용 마우스로 불리는 '옵티컬 트랙패드(OTP)' 제조업체 크루셜텍.이 회사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싱가포르와 홍콩 일대 15곳의 투자회사를돌며 릴레이 해외 투자설명회(NDR · non-deal roadshow)를 가졌다. 7월21일 코스닥에 상장한 신생 중소기업의 NDR이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인 까닭은 크루셜텍이 스마트폰 OTP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이기 때문.김대준 크루셜텍 부사장은 "싱가포르 파이낸셜 디스트릭트(금융지구)에서 가진 NDR에서 일본계 N사와 T사,싱가포르 A사와 W사 등 메이저 기관투자가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몇몇 기관은 NDR 직후 곧바로 투자에 나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있다. 스마트폰용 핵심 부품 제조기술을 보유한 크루셜텍,인터플렉스,아모텍 등이다. 이 회사들은 규모는 작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갖춘 덕분에 메이저 스마트폰 메이커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크루셜텍.이 회사는 휴대폰 하단에 장착돼 PC용 마우스처럼 커서를 움직이는 부품인 OTP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블랙베리를 만드는 세계 2위 스마트폰 회사 림(RIM)과 구글의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생산하는 세계 4위 대만 HTC를 비롯해 LG전자,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의 일부 제품에도 공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메이커인 노키아와도 내년 중 OTP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러시S 등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우리 회사 OTP가 쓰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OTP를 장착한 스마트폰 시장은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호황 덕분에 지난달 말까지 누적 매출액만 작년 연간 매출(622억원)을 넘어서는 100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아모텍도 스마트폰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칩 바리스터'.휴대폰이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도중 정전기가 발생했을 때 오작동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메이저 휴대폰 제조사는 물론 중국 화웨이에서도 이 회사 부품을 가져다 쓴다. 지난달부터는 애플도 아이폰4G용으로 아모텍의 칩 바리스터를 공급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은 30% 초반대로 일본 TDK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며 "기존 일반 휴대폰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영풍그룹 계열사 인터플렉스도 마찬가지.FPCB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이 회사는 삼성전자(갤럭시S)에 이어 모토로라(드로이드X),애플(아이폰) 등으로 거래선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 휴대폰과 달리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FPCB를 만들어낸 기술력 덕분이다.

이 결과 인터플렉스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76억원,2분기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7%,234% 늘었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같은 그룹 계열사인 영풍전자를 합해 작년 3위에서 올해 2위로 뛸 전망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