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개선

[한경닷컴] 더블딥 우려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이번 주에도 다소 개선된 경제지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그러나 개선폭은 미미한 편이어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처럼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있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63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월에 소매 판매가 전달에 비해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그러나 산업생산은 0.2% 상승에 그쳐 성장세는 둔화됐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과 같은 0.3%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이런 전망치는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경기 후퇴로는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이 통신은 지적했다.미 상무부가 14일 발표할 예정인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3%에 그쳐 전달의 0.4%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그러나 7월의 경우 소매판매증가율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증가에 전적으로 의존한 반면 8월엔 각 부문에서 골고루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훨씬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7월의 경우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를 제외하면 소매판매 증가율은 -0.1%이지만 8월에는 이 두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소매판매 증가율이 0.4%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유통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17일에 달하는 판매세 면제휴일(세금을 면제해주는 쇼핑기간) 덕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매업체인 로스스토어는 2009년 8월 이후 1년 동안 판매액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백화점 체인인 코울스 역시 1년 간 판매액이 4.5% 늘었다.이는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반면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0.2%로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보였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산업생산 증가율은 6월에 -0.1%를 기록했다가 7월에 1.0%로 시장 예측치(0.5%)보다 2배나 높아졌다.산업생산이 둔화된 것은 7월에 급증했던 자동차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15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생산 증가율은 앞으로도 완만한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며 “실업률도 2011년까지 9% 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8월에 생산자 물가지수와 소비자 물가지수 모두 전달에 비해 0.3%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달과 같고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0.1%포인트 오른 것이다.미국 노동부는 16일 생산자물가지수를,17일에 소비자물가지수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오는 17일 발표되는 8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는 70까지 오를 전망이다.전달의 68.9에 비해 1.1포인트 오르는 것이다.신뢰지수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향후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임스 오셜리번 MF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나아지고 있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 며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고 특히 고용 증가율이 더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