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재무부, 고용전망 '딴소리'

굴스비 "실업률 고공비행 계속"
크루이거 "고용시장 회복 중"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가 실업률의 심각성을 놓고 적지 않은 온도차를 보였다.

오스턴 굴스비 신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12일 미 ABC방송과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실업률이 가까운 장래에 현저히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은 고공비행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경기침체는 1929년(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굴스비는 "이번 경기침체가 1982년,1991년,2001년보다 심각하며 심지어 이들 3개 불황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하다"면서 "실업률이 내려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9.6%였다.

반면 앨런 크루이거 재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1990~1991년과 2001년 침체 때 경기 회복은 고용 없는 회복이었으나 이번은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이 잘 회복되는 경기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실업률이 급속히 반전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이거는 기업 고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제품 수요가 충분하게 회복되지 않은 데다 기존 고용 인력만으로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기업 투자가 강한 반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같은 새 규제와 미래 세율에 대한 불확실성 탓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크루이거는 미국 실업률이 유럽 국가들보다 높은 것은 노동시장이 더 유연하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 시작하면 실업률 하강 속도가 유럽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