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률 1위 비결은 맞춤형 교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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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수 연암공대 총장 "학과 특성화에 주력""내년 졸업 예정자 중 60%가 이미 대기업에 취업했습니다. 기업과 협력해 주문식 교육을 한 게 높은 취업률의 비결입니다. "
연암공업대학이란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남 진주에 있는 데다 입학 정원이 640여명에 불과한 작은 규모의 학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률에 관한 한 연암공대는 명문이다. 지난해 52.1%로 전국 대학 중 대기업 취업률 1위에 올랐고 올해도 이미 사상 최대 취업률을 돌파했다. 정광수 총장(66 · 사진)은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기업 맞춤형 교육을 꼽았다. LG그룹이 운영하는 연암학원이 설립한 이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가장 잘 아는 곳으로 통한다. 정 총장은 30년 넘게 LG전자에서 근무한 정통 엔지니어.LG전자의 오디오,디스크 미디어,비디오,디지털AV 사업부장 등을 거쳐 LG생산기술원장까지 역임하며 산업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2003년 연암공대에 부임한 그는 기업들과의 교육 협약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 총장은 "교육 과정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수업 진행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며 "신입사원을 선발해 처음부터 다시 가르치는 것보다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이제는 연구원들을 직접 보내 교육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매년 연암공대 학생 중 11명의 신입생을 선발,입학금과 1년치 등록금을 주고 졸업 후 바로 뽑아가는 '특약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 범위는 다르지만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매년 50명을 연암공대에서 선발한다.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성동조선해양,LIG넥스원 등도 연암공대와 손잡고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협약이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졸업 예정자 중 300여명이 이미 대기업 취업을 확정했을 정도다.
LG연암학원의 재정적 지원도 연암공대 성장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재단은 매년 약 20억원의 경상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강의실과 실습실 리모델링,기숙사 증축,노후시설 개 · 보수 등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경쟁력 없는 학교들이 퇴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정 총장은 학과 특성화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 등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인재들에 맞춰 학과와 교육 과정을 더욱 특성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 해 수천명씩 신입생을 뽑는 종합대학교와 달리 한 사람도 취업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다한다는 게 연암공대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