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 총수 회동] 현대차 "전기차 中企참여 확대"…LG "LCD 국산화율 80%로"

재계 후속 대책은
재계는 13일 청와대 회동과 관련,"정부와 상생협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다툼 및 대립으로 비쳐졌던 소모적 '상생논쟁'을 마무리하고 구체적 윈-윈의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동반 성장의 개념을 2,3차 협력업체로 대폭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은 잇달아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은 이미 발표한 상생협력 방안을 다듬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협력업체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이 간담회에서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좀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기겠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실제 조치의 성과가 2,3차 협력사로 파급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찾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주 청와대에서 공개한 국산 전기차 '블루온' 개발에 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이 참여한 것처럼 향후 친환경차 등 첨단 기술 개발 과정에서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친환경 신사업 분야에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기술 파트너로 육성하는 등 'LG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를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우선 12월 초 협력사 기술박람회를 열어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할 협력사를 선정하고 연구 · 개발(R&D) 자금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다. 부품 · 소재 · 장비 분야의 국산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당장 외산 장비를 도입해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국내 협력사를 키워 기술을 확보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며 "액정표시장치(LCD) 국산화율을 종전 60%에서 80%까지 늘리는 등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간담회 직후 임원들에게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SK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같다"며 "대 ·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환경을 의지를 갖고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

포스코는 대 · 중 · 소 상생 협력방안을 실천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규모가 큰 1차 협력업체를 지렛대로 삼아 2~4차 업체에까지 효과가 전파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대 · 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중소기업인들과 현장에서 만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간담회 직후 임직원들에게 대 · 중소기업 간 상생 이행 방안을 직접 지시했다. 박 회장은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계열사의 상생 노력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경영진의 성과 평가에 주요 항목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