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상하이서 이사회…SK 중국사업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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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주요 CEO '총출동'SK그룹이 중국 통합법인의 사업 점검과 해외 진출 전략을 짜기 위해 이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출범 4개월 SK차이나 재정비…중국ㆍ중동 등 '1+3 中' 전략 추진
15일 SK에 따르면 그룹 지주회사인 SK㈜와 SK에너지는 오는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정기 이사회를 연다. 이번 이사회에는 최태원 SK 회장,최재원 SK㈜ 부회장,박영호 SK차이나 총괄대표(SK㈜사장 겸임),구자영 SK에너지 사장 등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및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다. 이들은 이사회를 마친 뒤 상하이 엑스포 현장을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SK는 2004년 이후 매년 한 번씩 해외에서 이사회를 갖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사회를 열어 중국 진출 방향을 수정했고,2008년 6월에는 미국 지사격인 SK USA가 있는 뉴욕에서 미국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상하이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은 2007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해외진출 전략 재정비
SK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 이사회 장소를 중국으로 정한 이유는 지난 7월 공식 출범한 중국 통합법인 SK차이나의 사업 진척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SK차이나는 SK의 중국 내 13개 계열사 96개 중국 법인에 대한 총괄 본부로,근무 인력이 35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그동안 SK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글로벌 사업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전초기지인 동시에 중동 · 중앙아시아 · 중남미 등 전략 지역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상하이 이사회에서는 출범 4개월째를 맞는 SK차이나의 조직 정비와 중국 사업 현지화에 대한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틈날 때마다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중국이 정말 필요로 하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SK에너지의 석유 · 화학 사업부문 분할계획도 주요 의제다. 중국으로 본사 기능을 순차적으로 옮길 SK에너지의 화학부문 거점은 SK차이나의 본사가 있는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에 자리잡고 있다.
◆최 회장,"글로벌 사업영토를 넓혀라"이번 상하이 이사회를 계기로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 사내 방송에서 "그룹의 두 축인 에너지와 정보통신 사업이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생존의 해법을 국내에서만 찾지 말고 중국이나 미국으로 나가 성장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영토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 회장이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중국과 중동 · 중앙아시아 · 중남미 등 이른바 1+3 중(中) 지역이다. 주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U(유비쿼터스)시티 사업은 물론 통신 · 자원개발 등 주력 사업을 이식할 수 있는 신흥 시장이 주타깃이다. 그는 최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6월 해외합작을 통해 자원부국 페루에 완공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단지처럼 단기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그룹 역량과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해외사업 발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해외 시장 개척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최 회장이 하반기 중동 중남미 지역 공략에 직접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조재희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