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60여곳 택지개발 취소] 돈 빌려 代土 산 경우, 매달 낸 금융이자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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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피해 보상 어떻게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택지개발 사업을 취소할 것으로 알려진 충남 탕정 아산2지구에 속한 아산시 배방면.15일 만난 김진윤씨(55)는 "(대토를 한) 주민들의 금융회사 차입금이 줄잡아 1200억원에 이르고 매년 부담하는 이자만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택지개발 사업이 무산돼 토지보상금이 나오지 않으면 상당수 주민은 토지를 경매에 넘겨야 하는 등 파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LH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택지지구 개발사업을 대폭 축소키로 함에 따라 취소 예정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토지 보상 이전에 은행 돈을 빌려 다른 지역 농지 등을 사들인 주민들은 이자 부담은 물론 원금을 갚을 방도가 마땅치 않아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취소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파주운정3지구 주민들도 LH가 사업을 포기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허염 파주운정3지구 대책위원장은 "LH에 매일 전화를 걸어 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사업을 취소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지만 취소 보도가 나올 때마다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LH가 사업 취소 대상을 확정한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LH의 사업 구조조정 때 생기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응분의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LH는 '응분의 보상'으로 대토용 토지를 매입한 주민들에게 매달 발생하는 금융이자를 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이자를 보전해 주더라도 토지 구입에 따른 원금은 고스란히 남는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입 원가보다 시세가 떨어진 곳이 많아 주민들의 반발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선/성선화/대전=백창현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