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리포트 1편] "녹색경영,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지속가능경영'이 21세기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계 각 국이 환경을 통한 성장에 주력하는 것도, 고객들이 기업을 판단할 때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가 이틀에 걸쳐 녹색경영이 기업의 원칙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현상과 그 사례를 조명해 봤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2010년 2월24일 미국 의회 청문회장. 청문회 대상은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 일본의 도요타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백 년 전통의 제너럴 모터스를 제치고 자동차 판매 세계 1위에 오른 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리콜사태로 도요타는 사장 등 최고 임원진이 나서 사과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리콜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고객들을 불안하게 만든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단순한 브레이크 결함보다는 사전 인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는 등 사태에 대처하는 그들의 안이한 태도가 신뢰를 잃게 한 셈이다. 기업이 올바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는 지, 지속가능 경영이 왜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주철기 UN글로벌컴팩트협회 사무총장 "현대 기업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책임성 있어야 하고 투명해야 한다. 부품절감, 원가절감하다 문제가 생겼는데 기업운영에 있어 잘못된 점이 있으면 시정하고 밝힘으로써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 도요타는 그런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 # "친환경 녹색성장을 주목하라" IT 기술의 발달로 기업을 둘러싼 사회 윤리적 책임이 한 지역,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오늘 날의 현상이다. ISO26000 등 국제표준 제정, 기후변화에 대한 여론, 정부의 정책도 세계적으로 사회적 책임이 확장되는 형태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가정책의 한 축을 담당한다.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다. 환경 위기와 지원 위기에 대응하면서 이를 경제발전의 계기로 삼는 일석이조의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 올해 말 그 윤곽을 드러내는 ISO26000은 이전의 ISO9000, ISO14000 등 구속력 있는 인증은 아니지만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무역장벽 등 불이익 초래가 분명해 보인다. 잘 못 될 경우 도요타의 예에서 처럼 소비자의 선택에서 외면을 받을 수도 있고 브랜드 불매 운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주철기 UN글로벌컴팩트협회 사무총장 "강제는 아니지만 모든 나라가 이행하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무역장벽화할 우려가 있다 미리 대비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사원들의 일상도 'Green'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이른 시간부터 출근을 서두르며 열심히 패달을 밟는 직원들의 자전거 행렬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더운 날씨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법 한데 이들에게는 어느 덧 즐거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승필 유한킴벌리 차장 "자전거 타면 제 건강에도 좋구요. 환경을 지키는 데도 이점이 되고 회사에서 일정기간 타면 문화상품권 주는 혜택도 준다" 이 곳 대전공장에서는 자전거 출퇴근을 포함해 자가용 함께 타기, 승용차 요일제, 공장 숲 가꾸기 등 생활 속 환경보호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대전공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 카풀과 자전거 타기 활동을 통해 20년생 잣나무 1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창출하며 지자체로부터 우수 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자연과 숲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실천과 약속 의지는 사업장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 "재활용 펄프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즉 쓸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나무를 베어 쓰지 않아도 돼고 그런 것들 제품의 부피를 감소시킨다. 얇게 하면 포장재 절감되고 포장재 두 개를 하나 없애면 환경적인 디자인을 해낼 수 있다" 기저귀와, 티슈, 여성용품 등 개발·생산·유통·판매 등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 모두가 웃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지원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인 것이다. 임영화 유한킴벌리 전무 "IMF 때는 6천톤 중 80% 정도를 수입해야 했는데 현재는 노력을 통해 국산화된 재활용지 사용중이다. 재활용지 국산화한 과정만 해도 CO₂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꾸준히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소비자를 창출함으로써 결국 지속가능경영도 실현되는 것이다. 유한킴벌리 김천공장에서는 이런 화장지를 생산할 때 이곳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재활용지를 50% 이상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원재활용은 물론 온실가스 저감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지 제품 개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업무 과정에 환경활동을 자연스럽게 접목해 회사 자체는 물론 사회전반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활동이 성공 사례가 되려면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투자와 경영마인드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임영화 유한킴벌리 전무 "우리가 만든 제품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친화적 활동을 함으로써 고객에 감동을 주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라! 우리나라도 선진국 못지 않게 저탄소 녹색성장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하는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량을 설정한 바 있다. 3년간 전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에너지소비량이 기준량 이상이면 정부의 관리를 받게되고 이럴 경우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최현섭 전 강원대학교 총장 "기업이 추구하는 비전도 다양하고 존경받는 방식도 다양한 데 21세기에는 친환경 기업평화에 기여하는 기업이 이미지가 주요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 한국도 세계화 추세에서 세계화된 기업이 많은데 생태와 평화문제를 적극 지원하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앞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1차적인 외부환경 변화에 급급하기 보다 근본적 차원에서 대응을 잘하고 있는 기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공정 하나하나, 직원들의 일상 하나하나, 공장 곳곳에 숨어 있는 에너지절감과 환경보호 노력은 왜 이 회사가 친환경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됐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승진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수석부장 "LED 조명이나 고효율 기기들 전동기라던가 이런 부분 사업장 많이 적용해서 에너지 세이빙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직포의 경우 직접 공장내에서 다시 리사이클 해서 직접 원료료 사용하는 등 자원 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 지속가능경영이 곧 경영전략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의 수익성이나 브랜드 가치 향상 등에 실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속가능경영을 기업에 접목하면 기술혁신이나 직원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만큼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이은욱 유한킴벌리 부사장 "일부 투자를 한다고 해서 완벽해 진다고 보지 않는다. 갖추고 있는 문화가 직원들 마음 속에 있어야 한다.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그 자연환경을 사랑하기 때문에 물건 만들 때 해치지 않는 그쪽으로 가는 마음을 갖추는 것이 윤리적 리더쉽이다" 환경과 사회 등 비재무적 이슈를 경영전략에 포함시켜 기회를 선점하는 한편 이를 재무성과에 녹아들도록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사례로 충분하다는 평이다. 주철기 UN글로벌컴팩트협회 사무총장 "나무 심거나 그런 부분에서 환경오염 상쇄하는 조치들을 꾸준히 많이 취해 왔다. 회사의 인권 존중이나 근로자 권리 보장 위해 4교대 제도 등 근로자들 충분한 휴식과 근로의욕을 같이 맞추고 있고 평생학습 통해 재트레이닝 등은 모범적이다" 이러한 친환경 녹색철학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도 반영된다. 인증 받은 펄프만을 구매하고 그린소비 촉진을 위한 2차 포장재 절감 노력 등을 통해 2015년까지 환경부하 10% 감소, 재활용률 98% 이상, 유해물질 사용 제로화가 목표다. 기업의 최대 덕목인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기 위한 노력들, 더불어 미래를 준비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 우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비전을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은 아직 임직원 윤리경영과 봉사활동에만 신경을 쓰고 있을 뿐 지속가능 경영으로의 전략적 접근은 걸음마 단계다.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긴 안목을 갖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지속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지, '절차탁마'를 지속해 온 유한킴벌리가 그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 김정필 기자 jpkim@wowtv.co.kr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