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 지속…주가 오르면 부동자금도 유입"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 발행을 준비하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되고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에 민감하게 베팅하는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서 향후 주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계 증권사인 HSBC증권의 정재훈 전무는 15일 "외국인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코스피 1800선 돌파의 주역인 외국인은 이달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95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15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투자주체 가운데 홀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 전무는 "미국의 경우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줄어들었지만 경기선행지수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경기선행지수 가 바닥을 다지고 있고 이머징 마켓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아 점진적인 상승이 예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내 펀드 환매에 대해 "만약 지금이 꼭지라면 개인들이 최고가에서 주식을 파는 셈이 되는데 역사적으로 그런 예는 없었다"며 "결국 부동자금은 주가가 한단계 더 레벨업되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향후 주도주에 관해서는 대세상승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는 인프라 관련주를 꼽았다. 정 전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발언과 맞물려 브로드밴드망 및 초고압전력 대표주인 LS와 효성을 추천했다. 특히 LS전선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초고속 통신선 업체인 슈피리어에식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종의 강세는 비중을 축소했던 기관들이 비중을 늘린 결과"라며 "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내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고 최근 정제마진 개선으로 평가받고 있는 다른 정유업체 처럼 오일뱅크 지분도 재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IT관련주는 아직도 개선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정 전무는 "IT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업황 피크기에 늘린 생산능력 때문에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조선주처럼 한두가지 호재가 나온다면 비중을 줄여놓은 많은 국내외 기관들이 비중을 늘리면서 단기 반등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자동차 관련주는 IT 대안주로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이 11월 GM의 재상장과 현대차가 풀라인업을 갖췄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전무는 "바이오주는 향후 백신을 보유한 업체와 보유하지 않은 업체간의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췌장암 백신 'GV1001'을 보유한 젬백스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적인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협력 아래 업계 2위 수준의 대웅제약과 국내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시장이 전체 시장의 약 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럽·미국·아시아 시장이 개척될 경우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정 전무는 "현재 췌장암관련 치료약이 전임상 과정에도 없고 통상적으로 전임상에서 임상 3상까지 11년 정도 걸린다고 봤을 때 'GV1001'이 독점치료제가 될 수 있다"며 "여러가지 파이프라인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근 "최근 주가의 변동성이 심한 것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없기 때문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가 투자가들에게 믿음을 주면 투자가들의 마음 을 움직이고 주가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