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CJ오쇼핑 없는 굴에 현대홈쇼핑 잠깐 대장?

현대홈쇼핑이 단숨에 '홈쇼핑 대장주'로 등극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 첫날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고 진단하고 CJ오쇼핑의 거래가 재개될 경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현대홈쇼핑, 적정 주가는 12~13만원?

15일 오후 1시 4분 현재 현대홈쇼핑은 전날 대비 7500원(6.00%) 내린 11만750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조정을 받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도 1조4100억원으로 CJ오쇼핑(1조4148억)에 비해 뒤쳐진 상태다.

이는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인 지난 13일 공모가(9만원) 보다 45%나 높은 13만500원에 거래를 마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장 당일 주가가 너무 과도하게 오른 탓이라고 분석했다. 상장일 종가는 NH투자증권이 6개월 목표주가로 제시한 12만1000원을 훨씬 웃도는 것일 뿐 아니라 메리츠종금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13만3000원에도 근접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의 올 3분기 실적과 중국 사업의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실주가도 인정해야하기 때문에 전날까지 주가 추이를 반영하면 13만원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이지만 13만원 이상 주가가 오르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며 "국내 사업만으로 시장 대비 프리미엄을 받기가 힘들 뿐 아니라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중국 쇼핑 사업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에 반영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CJ오쇼핑, '왕의 귀환' 될까

이에 따라 미디어 부문 인적분할로 거래가 정지된 CJ오쇼핑이 다시 증시에 등장할 경우, 현대홈쇼핑의 대장주 지위도 흔들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유통담당 연구원은 "홈쇼핑 사업은 정책 리스크에 노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 모멘텀(성장 동력)이 중요하다"며 "CJ오쇼핑은 이미 중국에서 성과가 나고 있는 반면, 현대홈쇼핑은 상하이에 진출한다는 것 외에 가시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소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그는 "현대홈쇼핑이 성공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해도 2~3년 뒤에나 흑자를 거둘 수 있다"며 "CJ오쇼핑의 거래가 재개되면 업종내 시총 1위 자리를 뺏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동희 연구원은 "CJ오쇼핑이 분할 이슈로 거래정지 이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재상장 이후 주가가 더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과도하게 오른 현대홈쇼핑 주가가 적정주가를 찾아가면서 시총순위는 CJ오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 순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