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탄탄…세계경제 더블딥 가능성 적어"

주민 IMF 총재 특별보좌관
"이머징마켓 간 수출입이 증가하면서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건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세계경제에 더블딥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위기 발생 전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예방 기능 중심으로 개혁돼야 합니다. "

중국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주민(朱民 · 58 · 사진) IMF 총재 특별보좌관은 16일 기자와 만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경기 회복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동아시아의 수출 중 비(非)선진국 거래가 3분의 1을 차지한 것은 세계경제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수출과 소비가 감소 추세지만 이머징마켓 경기가 여전히 회복세라는 점에서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주 특별보좌관은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에 대해 "환율 수준이 어느 정도냐는 것보다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제도를 갖췄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6월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도(바스켓제도)로 복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IMF도 이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는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수출과 산업생산이 줄고 있으나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연착륙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역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규모가 6조2000억위안에 달하지만 시스템적인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반인들의 수입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게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의 개혁과 관련,"쿼터제 등에 대해 비판 여론이 많은데 그 이전에 운영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며 "여러 국가가 함께 금융 흐름을 감시 감독하도록 하고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런 점에 매우 적극적이며 리더십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선진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수출 구조를 바꿔 지역을 다변화하고 내수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특별보좌관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인민은행 부총재를 지내다가 지난 2월 자리를 옮겼다. 그가 IMF 총재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것은 IMF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작용했다.

톈진=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